아파트 2채·토지 132㎡ 등 3억5000만원 상당 전 재산 기부
40년간 공직 생활을 하다 3년 전 퇴직한 장일홍(64)씨가 평생 모은 재산을 후배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기부해 세밑 온기를 전하고 있다.
장씨는 28일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장씨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유산 기부, 아름다운 약속’ 캠페인에 동참한 첫 번째 주인공이 됐다.
장씨가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속한 재산은 아파트 2채와 건물을 포함한 132㎡의 토지 등 모두 3억5000만원 상당이다.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으며 평생 모은 재산이었다.
장씨는 우연히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캠페인 기사를 접하고 가족들과 의논한 끝에 평소부터 갖고 있던 소신 대로 유산을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유산 기부를 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유산 기부는 특별한 선행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산 기부는 변호사 사무실을 통한 공증을 거쳐 이뤄졌다. 장씨는 재산 목록을 정리한 유언장을 작성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과 사회복지시설에 쓰였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서라벌예술대학을 다니다 중퇴한 장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학업을 중단해 배우지 못한 한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에 비춰 “가난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도와주고 싶었다”고 했다.
장씨는 현재 ‘시온복지회’라는 단체를 운영하며 저소득 가정에 연탄을 지원하는 등 끊임없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보육원과 자매 결연을 맺고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특히 그는 극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198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1990년 희곡집 ‘강신무’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최근에는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라는 5번째 희곡집을 펴내기도 했다.
한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는 ‘유산 기부, 아름다운 약속’ 캠페인은 기부하는 유산 금액에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