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매일 진기철 기자] 저비용 항공사(LCC·Low cost Carrier) 취항으로 승객들의 ‘하늘 길’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높은 항공료와 연이은 지연과 결항 운항으로 승객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실제 지난 21일 오후 8시 35분 제주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던 제주항공의 7C-126 항공편이 결항됐다. 이륙 직전 전자시스템 결함으로 경고등이 켜지면서 운항이 취소됐다. 승객 186명의 발이 묶이는 사태가 벌여졌다.
제주항공측은 당초 출발 예정시간 보다 5시간 늦은 22일 오전 1시 35분 인천행 항공편을 마련, 전체 승객 가운데 171명의 탑승객을 인천공항으로 수송했다.
제주항공은 이날 하루에만 여객기 3편이 동일한 결함으로 운항이 취소됐다.
제주항공의 이 같은 소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일과 11일에도 유사한 이유로 결항됐지만 매번 발 빠른 대응이 이뤄지지 않아 지탄을 받았다.
LCC의 잦은 지연운항도 항공소비자들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국내선 항공기 지연율은 6.29%로 조사됐다.
항공사별로 보면 진에어가 1만1574회 중 1044회가 지연운항 돼 지연율이 9.0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이스타항공이 8.74%(1만3800회중 1206회)였다. 또 제주항공 5.87%(1만7628회 중 1034회), 티웨이항공 5.26%(1만390회 중 547회), 에어부산 2.58%(2만2130회 중 571회) 등이었다.
LCC 지연율이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 (5.35%)와 대한항공(3.96%)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토교통부는 운항계획대비 국내선은 30분, 국제선은 1시간 이상 늦게 운항 될 경우 지연운항으로 구분하고 있다.
회사원 김모(43)씨는 “서울로의 잦은 출장으로 조금이라도 가격이 저렴한 저비용 항공사를 많이 이용하는 편”이라며 “그런데 잦은 지연과 결항으로 인해 업무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보유대수가 적은 LCC의 경우 비행기 한 대가 결항되면 대체 항공편 투입이 불가, 연결편이 잇따라 결항되는 불편이 따르는 게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일정부분 불편을 감수할 만큼 항공요금이 싼 것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LCC의 본질은 싼 가격의 항공권을 제공하는 것인데 국내 LCC는 아직 이런 면에서는 제 할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성수기 및 주말 할증 운임의 경우 대형 항공사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 애초 설립 취지가 점차 퇴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