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소나무 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해 자원봉사 활동 중 숨진 한 도민의 영결식 날 골프를 친 것과 관련, 여전히 많은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제주도의회의 제주도에 대한 도정질문에서도 이 문제는 단연 쟁점이 됐다.
결론적으로 제주도가 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한데다 재선충방제대책본부장이 제주도지사인 상황에서 소나무 재선충병을 막기 위해 작업 중이던 도민이 죽었는데, 바로 그 영결식 날 골프를 즐긴 행위는 백번을 뒤로 물러나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은 점이 많다.
사실 골프는 지금은 어느 정도 대중화됐지만 여전히 일반 도민들의 눈에 비치기에는 여전히 고급스럽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는 ‘사치스러운 그들만의 놀이’로 인식돼는 민감한 스포츠인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특히 고위 공직자들을 중심으로는 골프 라운딩을 할 때에는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늘 처신을 신중히 한다. 이 같은 주의와 행동의 신중함에도 불구하고 고위공직자들은 꼭 특정의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할 때 골프를 즐기다 발각돼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낳고 있다.
우근민 지사의 이번 골프회동에 대해 “10만 생활체육인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한 것으로 세계대회가 유치되면 제주에도 좋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우 지사는 더 나아가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우 지사의 이 같은 해명은 변명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아무리 사전에 예정된 행사라고 하지만 그래도 도민이 죽었는데, 그것도 재선충 방제작업에 나섰던 자원봉사자가 숨을 거뒀다. 그 같은 상황에서 상당수 도민에게는 한가하고 사치스럽게 보일 수 있는 스포츠인 골프를 즐겼다고 한다면 누가 선뜻 라운딩 한 행위를 수긍할까.
정치인은 모든 문제에서 반대 측은 물론 지지자들로부터도 비판과 함께 엄정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도 정치인은 늘 처신을 신중히 해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문제가 불거지니까 정략적 이용 운운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구차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도민 가운데 상당수가 여전히 골프라는 스포츠 자체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데다 더 나아가 재선충 방제작업에 나섰던 한 도민의 영결식 순간 도백이 골프 라운딩을 한 행위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반성의 진정성이 없는 해명은 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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