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식 날 골프 즐긴 禹지사
영결식 날 골프 즐긴 禹지사
  • 제주매일
  • 승인 201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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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 제주도지사가 현을생 세계 환경수도 추진본부장에게 “직(職)을 걸고 소나무 재선충 방제에 나서라”고 엄명(嚴命)한 것이 2개월여 전이다.
그러나 그 뒤 법규상 ‘재선충 지역방제대책본부장’을 맡게 된 것은 현을생 환경수도 추진 본부장이 아니라 우근민 지사다. 도의회가 법정사항 불이행을 질책한 뒤다. 이제는 현을생 본부장이 아닌, 우 지사가 영락없이 직을 걸고 재선충을 방제 해야 한다. 우지사가 현을생 본부장에게 “직을 걸라” 했으니 자신도 스스로 직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지사가 ‘재선충과의 전쟁’ 중 사망한 전사자(戰死者)의 영결식을 외면하고 골프를 즐겼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 될 수 없는 반윤리적이요 비도덕적인 처사다.
지난 16일 오전 8시부터 애월읍 연합청년회관에서는 소나무 고사목을 제거하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전 애월 이장의 영결식을 거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애월 연합청년회 주관으로 열린 이 영결식에 재선충 방제대책 본부장이자 제주도 행정부 수장(首長)인 우근민 지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영결식 시간에 우지사는 전국 생활체육회 회장인 새누리당 서상기의원 및 제주도 생활체육관계자 등과 골프를 즐긴 것이다.
이에 대해 제주도 당국자는 “우지사의 골프는 제주도 생활체육회의 건의에 의해 2개월 전에 계획된 것이고 세계 생활체육연맹 총회와 전국생활 체육대회 유치를 위한 것이지 사적(私的)인 일정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세계 생활체육연맹 총회 유치와 재선충과의 전쟁 중 어느쪽이 더 중요하냐 하면 단연 재선충과의 전쟁이 몇 배 더 중요하다. 우지사 스스로도 재선충병 확산을 재앙 수준이라 하지 않았던가.
우근민 지사는 열일을 제쳐두고 영결식에 참례했어야 했다. 도대체 골프 따위가 뭐란 말인가. 하물며 우 지사는 도지사이기 전에 재선충 방제 대책본부장이다. 최고 지휘부란 말이다. 장례식만 하더라도 청년회 주관이 아니라 대책본부 주관으로 치러 모든 고사목 제거 참여자들의 사기를 높여 주었어야 했다. 우근민 지사가 골프를 즐기던 날은 전사자의 영결식이 있었었을 뿐 아니라 그 전날에는 해병대 1사단 소속 73대대 장병 400여명이 ‘재선충과의 전쟁’을 위해 제주에 상륙한 상황이었다. 우지사의 실책은 사과만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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