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오페라단(단장 권영희)이 지난 15~17일 오후 7시 30분 제주아트센터 무대에 올린 제주창작오페라 '라'를 두고 하는 얘기다.
이 작품은 지조를 중시하는 올곧은 성격의 '배비장'과 지기 넘치고 매혹적인 제주의 최고 기녀 '애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줄거리를 오페라로 각색했다.
제주 목사 '김경'은 신임 비장인 '배비장'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이에 기녀 '애랑'에게 '배비장'을 유혹해 타락시키면 관기신분을 면천시켜주겠다고 꾀를 낸다. 하지만 결국 '애랑'과 '배비장'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이 과정을 3막으로 나뉘어 풀어나간다.
공연에서는 제주민요인 '오돌또기', '느영나영', '이어도사나'등을 편곡해 들려줘 인상적이었다. 또한 소프라노 강혜명이 노래 중간 중간 제주도 사투리를 맛깔나게 쓰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그가 '제주출신'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어 2막 1장에서 제주 '영주(瀛州) 12경'중 하나인 영구춘화(瀛邱春花)의 장소로 알려진 경승지 '방선문'이 배경으로 낙점, 오페라 속에서 '제주'를 볼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암전시간에도 배우 두명이 나와 연기를 선보여 소소한 재미를 느끼도록 했다. 또한 3일 내내 제주아트센터 관중석이 꽉 찬 점을 비춰본다면, '제주창작 오페라'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은 상당했다고 평가된다.
다만, 청소년들이 보기에는 딱딱한 내용이었다. 또한 오페라의 특성 때문인지, 중간 중간에 배우들의 가사가 잘 전달되지 않아 양옆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내용을 확인해야 했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다.
이수연(24·여·제주시 이도동)씨는 "제주창작오페라가 공연된다고 해서 몇 주 전부터 티켓을 예매해 놓았다"며 "앞으로 '메이드 인 제주' 오페라를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