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일정·강사 공개불구 ‘이례적으로’ 2주전 우 지사로 강사 교체
JDC “전부터 제주도와 협의했던 부분… ‘멍석 깔아주기’는 아니다”

JDC는 제주대학교 등과 함께 ‘JDC 대학생 아카데미’를 2011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다. 그동안 아카데미 강사로 나선 인사들을 보면 개그맨과 영화감독, 교수, 야구선수, 방송 앵커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선임됐다. 주로 다른 지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1~2시간가량의 강연을 통해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며 대학생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조언해 왔다.
학기 초에 커리큘럼(강의 과정·일정)이 결정되며 강사진도 대부분 이 때 섭외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JDC는 그러나 12일 제주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학생 아카데미를 준비하며 ‘이례적으로’ 불과 2주전에 우근민 제주도지사를 강사로 섭외했다.
JDC 대학생 아카데미 블로그에 공개된 강의 일정을 보면 이날은 애초 청춘멘토 손보미씨가 예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JDC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직 도지사를 위한 ‘자리’를 제공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실제 지금까지 강사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정치인은 원희룡 전 국회의원을 제외하고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제주 지역에서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인 또는 지역 인사의 강사 섭외는 이번이 처음이다.
JDC측은 제주대학교 학생들 가운데 우 지사의 강연을 요구하는 이들이 있어 섭외를 했고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어 강의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제주대측은 “장소와 강의를 듣는 학생들만 제공할 뿐”이라며 강사 섭외에 개입을 일축했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6개월 여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제 여부를 확인하면서까지 섭외해야 할 정도로 반드시 했어야 하는 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은 상태다. 게다가 지난 달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JDC의 글로벌 아카데미에도 우 지사가 강사로 나선 바 있어 우 지사가 두 달 연속 JDC가 만들어 놓은 강연장에 서는 셈이어서 이 같은 의심을 더하고 있다.
JDC 관계자는 이와 관련 “매번 강연이 끝난 뒤 희망 강사나 만족도 조사를 하는데 1학기 때 한두 명의 학생이 우 지사의 이름을 적은 바 있어 제주도와 이전부터 협의를 해왔던 부분”이라며 “대학생 아카데미는 제주도와 별개로 진행되는 사업이고 (내년 지방선거에) ‘멍석을 깔아주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없었지만 앞으로는 지역 지도자들을 강사로 섭외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 지사는 12일 제주대에서 열린 ‘JDC 대학생 아카데미’에서 강사로 나서 ‘국제자유도시 제주와 제주대학교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