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매일 허성찬 기자]숙명의 라이벌에서 파트너로 첫 호흡을 맞춘 제주낭자 박성혜(27.대한항공)와 중국귀화선수 전지희(22.포스코에너지)가 국제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박성혜·전지희 조는 10일 오후 폴란드 스팔라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폴란드오픈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독일의 바르텔첸치·시안시아오나 조를 3-0(11-7, 11-6, 11-8)으로 완파하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박성혜와 전지희는 국내대회에서는 매번 준결승과 결승에서 마주치며 피할 수 없는 승부를 펼쳐온 사이.
지난해 11월 하나은행 MBC 탁구 최강전에서는 심새롬·박성혜 조가 전지희·문보선 조를 꺽으며 결승에 진출했으며, 지난 1월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는 박성혜-심새롬 조가 전지희·유은총 조에 1-3으로 패한 바 있다.
지난 인천체전 결승전 당시에는 박성혜·양하은(대한항공) 조가 유은총·전지희(포스코에너지) 조에 2-3으로 석패하며 은메달에 머물러야 했었다.
라이벌 관계인 둘이 복식조를 이룬 데는 왼손 셰이크핸더 올라운드형의 전지희와 오른손 셰이크핸더 속공형의 박성혜의 장점을 하나로 합치기 위한 시도였다. 여기에 심새롬 한조로 국내랭킹 1위를 놓치지 않는 박성혜의 풍부한 복식경험이 뒷받침 될거라는 믿음도 있었다.
서로 다른 스타일의 두 선수의 만남은 4강전에서 환상의 짝궁이자 룸메이트인 박영숙(한국마사회)·양하은(대한항공) 조를 3-1로 완파하는 등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연출했고, 정상까지 차지하며 복식조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편 제주도탁구협회 박흥만 전무이사의 딸인 박성혜는 신촌초등학교 1학년 때 라켓을 잡은 이후 초등학교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되고 전국체전 성화를 점화하는 등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다.
조천중과 제주관광산업고를 거치는 동안 팔꿈치 통증 등으로 긴 슬럼프를 보낸 박성혜는 고3 시절이던 2004년 전국중고학생종별탁구대회 3관왕으로 부활하며 국내 최강 대한항공에 입성했다.
그러나 김경아, 당예서, 석하정, 양하은 등에 화려한 선수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중, 지난 5월 파리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128강에서 세계랭킹 12위인 일본의 후쿠하라 아이를 4-2로 제압하고 16강까지 진출하며 ‘핑퐁 신데렐라’로 우뚝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