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매일 진기철 기자] 최근 중국인의 국내·외 관광이 증가하면서 중국관광산업은 급격히 성장,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적 발전에 있어 중요한 기간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관광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무질서한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관광객의 합법적 권익이 침해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카드로 ‘여유법’을 제정, 시행에 나섰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광분쟁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하고 관광객의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여유법이 시행된 지 한 달 남짓 흐른 지금, 제주관광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고 있다.
본지는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중국의 여유법 시행에 따른 현지 관광 동향을 살펴보기 위해 중국 상해와 해남도를 방문했다. 두 차례에 걸쳐 제주관광 대응방안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 주>
여행상품 가격 상승 ‘부담’…적응기간 6개월 소요 예상
“FIT 특성 반영한 쇼핑 인프라 및 관련상품 개발 필요”
“여유법 시행으로 한국으로의 아웃바운드 수요가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여행상품 가격이 두배 가까이 상승,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된 상태라 변화된 상품가격에 대한 적응기간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중국 화동지역에서 제주 송객량 1위를 자랑하는 상해불야성국제여행사유한공사의 천유웅 총경리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현재 여유법 시행에 따른 영향을 평가하기는 이르고, 6개월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과도기라는 이야기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여유법이 시행된 10월 첫 달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4만1983명에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 12.8% 늘어나는데 머물렀다. 올 들어 9월까지 한 달 평균 81.2% 증가한 것과 견줘 큰 폭 줄어든 셈이다. 여유법 시행으로 여행상품 가격이 상승, 그동안 주를 이뤘던 단체 관광객 감소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천 총경리는 “중국은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는 전통적인 비수기”라며 “제주가 비수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항공사 특가, 중국 현지 여행사의 홍보 지원 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여행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제주도는 중국인이 선호하는 관광지 중에 한 곳이지만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천 총경리는 “중국은 4박5일 일정의 단체와 크루즈 관광객이 현재까지는 리드하는 중이지만 FIT가 늘어나기 시작하고 있다”며 “중국 FIT의 특성은 쇼핑과 휴양이다. 제주는 관광객 증가에 비해 FIT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상해환도여유투자관리유한공사의 펑 하이빈 총경리는 “제주는 화동지역과 가깝고 접근성이 용이한데다 산과, 바다, 쇼핑, 놀이시설 등의 기본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관광지 중에 한 곳”이라면서도 “체류시간을 길게 가지고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상품 등은 부족, 다양한 휴양형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조소명 한국담당 부장은 체계적인 가이드 교육과 정책의 유연화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조 부장은 “가이드는 최 접점에서 관광객을 상대하면서 제주관광 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 한국가이드와 중국인 관광객 간의 문화적 차이가 크고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제주를 올바로 알려나가기에는 힘든 면이 있다”며 “조선족 등 중국인들이 가이드 자격을 취득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자격기준 등은 완화하면서 교육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광업계 관계자는 “향후 단체관광객을 대체할 FIT의 수요를 제주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크루즈를 비롯한 다양한 고품질 자유여행상품 개발과 함께 대중교통 체계 개선, 자가운전 상품을 위한 제도개선, 쇼핑 인프라 구축 등 각 분야에서의 수용태세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