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제 대학을 나와서 노느니 전문대학엘 간다는 세상 풍조다. 실제로 고등고시만큼 어려운 삼성고시, 현대자동차고시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한번 붙어보자고 나서는 사람이 무려 30만 명이라 한다. 대학을 졸업하면 우선 취업이 돼야 앞길이 보인다. 한 명이 여러 곳을 지원할 수 있다 보니 기업별 경쟁률이 100대 1을 넘는 것은 예삿일이 됐다.
지난 7일 올해 수능이 치러졌다. 제주에서도 7300여 명이 마음을 졸였다. 이대로 가면 2018년엔 고졸생보다 대입정원이 많아 교육부에선 10년간 고강도 구조조정을 한다는 발표를 했다. 즉 2023년까지 대학 입학 정원을 현재보다 16만 명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학령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학수와 정원을 더 과감히 줄여야 한다는 결론이다. 제주에선 타 시도로 진학했을 경우 수천만 원의 돈을 들여가면서 어려운 대학생활을 하고 실업자가 되는 경우를 주위에서 보게 된다. 안타까운 일이다. 없는 경제력에 휘둘리면서 졸업을 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현재 56만 명의 대입 정원을 2023년까지 40만 명 수준으로 떨어뜨리겠다는 정부의 계획이다. 학령인구가 줄어들어 2020년 이후 대학의 정원 미달이 심각해지고, 특히 지방대학과 전문대학은 고사(枯死)할 위기에 있다고 한다. 현재 국내대학은 전문대를 포함하여 339곳이며 입학정원은 55만9030명이다. 고교졸업생 수는 2023년 40만 명으로 줄어든다.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안 할 수 없는 이유다.
‘대학을 나와서 노느니’ 애초부터 자신의 실력에 따라 고등학교나 전문대학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경우는 가뭄에 콩 나듯이 한다. 우리나라 25~34세 청년층의 대학 교육 이수율은 64%로 세계 1위다. 겉치레라도 대학 졸업장은 손에 쥐어야겠다는 학부모나 학생들의 습관적 극성 진학열이 빚어낸 결과다. 대학과정이 아닌 평생교육원이라는 공개강좌가 대학마다 100개쯤은 되고, 그 이수증을 대학원 졸업처럼 써먹는 것도 우리의 현실이다.
지방대와 전문대 상당수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퇴출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대를 살리기 위한 교육부의 대학 정원감축 대책이 실효를 거둘지 주목된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지방대와 전문대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동안 지방대와 전문대 위주로 입학정원 감축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지역은 물론 수도권의 모든 대학을 대상으로 정원감축에 나선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의 의뢰를 받은 대학 구조개혁 연구팀은 최근 대학 평가 결과에 따라 대학을 상위, 하위, 최하위 3개 그룹으로 나누는 방안을 제시했다. 최하위 계층은 심사결과에 따라 퇴출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최근 4년간 전국 일반고 학생들의 전문대 진학률은 증가한 반면 4년제 대학 진학률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불황으로 학력보다 실리를 택하는 일반고생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지방대를 중심으로 가뜩이나 신입생 모집이 만만찮은 4년제 대학의 위기감이 현실화된 셈이다.
심각한 취업난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위해 다시 전문대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다. 4년제 대학을 나와서 노느니 애초부터 잘 생각해 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