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일본서도 '헬로'…4천 관객 '바운스'
조용필, 일본서도 '헬로'…4천 관객 '바운스'
  • 제주매일
  • 승인 201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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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에 일본 공연 '헬로 투어 인 도쿄-원 나이트 스페셜'

 

"헬로~ 헬로~ 헬로…소노 고코로 히라이떼(その心開いて·그 마음을 열어)~ 헬로!"

'가왕(歌王)' 조용필(63)이 올봄 19집 타이틀곡으로 발표해 히트한 '헬로(Hello)'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그의 밴드 '위대한 탄생'의 육중한 기타와 베이스 소리가 하모니를 이루는 가운데 천장에서는 은빛 종이 가루가 쏟아져 내렸다.

그러나 이날 울려 퍼진 '헬로'는 한국어가 아닌 일본어. 지난 7일 저녁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헬로 투어 인 도쿄 - 원 나이트 스페셜'에서였다.

"오랜만입니다. 여러분 건강하셨죠? 정말 오랜만이네요. 15년? 20년? 여러분은 그대로인데, 저는 어때요?"
조용필은 국내에서 2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올린 19집을 지난달 일본에서도 발표했다. 수록곡 '헬로'와 '바운스(Bounce)' 등을 일본어로 다시 불러 담았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진행 중인 전국 투어의 무대를 일본으로 옮겨 지난 1998년 이후 무려 15년 만에 현지 콘서트를 연 것이다.

무대가 암전되고 'HELLO'라는 글씨가 무대 중앙 윗편에 커다랗게 걸린 채 양옆의 LED 조명이 형형색색의 빛깔을 뽐냈다.

흰 의상을 입은 조용필이 '헬로' 인트로 음악에 맞춰 이동식 계단을 타고 무대 앞쪽으로 나오자 한·일 양국의 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환호성을 질렀다.

무대 곳곳에서 '오빠', '사랑해', 심지어 '가와이~(かわいい·귀엽다)'라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조용필은 '미지의 세계'를 시작으로 '단발머리'·'고추잠자리' 등 히트곡들을 잇달아 선보이며 분위기를 달궜다.

흔들리지 않고 쭉쭉 뻗어나가는 보컬은 '명불허전'이라는 말을 실감케 했으며, 미소를 띤 채 이리저리 박자를 타는 그 또한 무대에 만족하는 듯했다.

그가 노래와 음향에 완벽주의에 가깝게 공을 들인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지만, 조용필은 오랜만에 찾은 일본에서 무대 비주얼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현지 유명 아이돌의 공연을 연출한 유명 프로듀서 야마토 쓰요시와 손잡고 국내 가수로는 처음으로 첨단 시각 기술인 '도트 이미지(Dot Image)'를 선보인 것. 점(Dot)들이 입체적으로 빚어낸 각양각색의 모양들은 마치 3D 영상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또 도쿄 현지에서 별도의 무대 세트를 마련해 이틀간 강도 높은 리허설을 거쳤고, 40피트(약 12m) 컨테이너 8개 분량의 무대 장치와 200명에 달하는 스태프를 투입했다.

"그동안 한국에서 TV 출연은 하지 않고 콘서트로만 활동하다가 올해 10년 만에 새 앨범을 내고 투어 중입니다. 앨범은 히트했고요. 하하."

조용필은 '못 찾겠다 꾀꼬리'와 '판도라의 상자'에서는 강렬한 록을 선보였고, '남겨진 자의 고독'과 '걷고 싶다' 등의 발라드를 통해 절절한 감정을 녹여냈다.

특히 1980년대 일본에서도 크게 히트한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추억의 미아'가 일본어로 흘러나오자 팬들은 환호로 화답하며 즐겁게 따라불렀다.

조용필은 손뼉을 치는 팬들의 모습에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은 채 끄덕였다.

그는 지난 1982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시작으로 '창 밖의 여자'·'추억의 미아'·'서울 서울 서울' 등을 현지에서 발표해 NHK '홍백가합전' 4회 연속 출연과 골든디스크 2회 수상을 일궈냈다.

공연은 '킬리만자로의 표범'·'모나리자'에 이어 타이틀곡 '헬로'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다.

장내를 채운 4천여 명의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 야광봉을 거세게 흔들거나 덩실덩실 '관광버스 춤'도 추며 즐거워했다.

이날 공연장에는 '가왕'을 보기 위해 가수 겸 배우 다니무라 신지, 현지 연예기획사 아뮤즈 재팬의 모모사토 회장, 스마프(SMAP)·서던올스타즈 등이 소속된 빅터엔터테인먼트의 사이토 사장 등이 도쿄 국제포럼을 찾았다.

이 가운데 다니무라 신지는 조용필과 30년이 넘는 인연을 이어오는 특별한 사이다.

"1982년 일본에 처음 왔을 때 다니무라 신지와 '친구여'를 함께 불렀습니다.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죠."
조용필은 이날 앙코르 곡으로 부른 '그대여'와 '여행을 떠나요'까지 모두 23곡을 홀로 소화했다. '헬로'·'바운스'·'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다섯 곡은 전곡, 혹은 일부를 일본어로 선보였다.

또 통역 없이 자연스레 일본어로 코멘트를 이어나가 '원조 한류 가수'의 면모를 과시했다.



공연장에는 일본인 관객과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인 외에도 '위대한 탄생'·'이터널리' 등 국내 팬 100여 명이 바다를 건너오는 열정을 보였다.

관객 하마다(64)씨는 "2년 전 다니무라 신지의 NHK 방송에서 조용필이 소개되는 것을 보고 좋아하게 됐다"며 "영혼을 담아 노래 부르는 모습, 뛰어난 가창력과 표현력이 그의 큰 매력"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재일교포 2세 김복순·김경순(63)씨는 "'돌아와요 부산항에' 당시부터 조용필을 좋아해 그의 일본 공연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며 "한국 공연이라도 가고 싶었지만 이마저도 매진돼 쉽게 볼 수 없었다. 일본에 와 줘서 정말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용필은 이후의 일본 활동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이날 공연장에서는 그의 현지 팬클럽을 모집한다는 유인물이 배포되는 등 그에 대한 현지의 관심은 높았다.

그는 오는 30일과 12월 1일 인천, 12월 7일 부산을 비롯해 서울, 대구 등에서 전국 투어 '헬로'를 이어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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