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천 제4저류지 내 친수공원도 슬그머니 사라져

제주시는 지난 2010년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국비 2억4000만원을 투입, 용한로 옹벽양쪽에 지역의 상징인 ‘용’을 형상화해 지역 주민들의 얼굴사진 400여개를 걸고 아트거리를 조성했다.
하지만 관리소홀로 인한 사진 훼손과 아이들의 사진을 내려달라는 학부모 등의 민원에 따라 제주시는 조성 3년만인 지난 6월 이 곳에 내걸린 사진은 모두 철거했다.
앞서 용담1동은 올해 초 지역 주민과 자생단체장 회의를 통해 철거가 아닌 기존 시설물을 활용한 새로운 디자인으로 아트거리를 조성하는데 합의, 디자인 공모를 통해 아트거리 구조 변경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아트거리 조성 심사위원회가 주민 반발과 사고 위험 등의 이유로 기존 설치물 철거 쪽으로 의견을 모으면서 앞선 회의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심사위는 인근 용담공원으로 이전 하는 방안을 제시, 사업을 추진했지만 해당지역이 문화재 보호구역에 묶여 있어 다시 서쪽 옹벽 위 인도에 아트거리를 조성키로 하고, 7일부터 공사에 들어간 상황이다.
용담1동 관계자는 “용담공원 문화재보호구역 현상변경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부득이 하게 서쪽 옹벽 위에 설치하게 됐다”며 “해당 거리에는 기존에 사용했던 액자를 이용, 야외갤러리 형식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명칭은 그대로 ‘아트거리’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동사무소가 지난 6월 밝힌 “아트거리 구조 변경 사업을 통해 지역 관광지와 연계한 명품 거리로 재탄생 시키겠다”던 발표 역시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말았다.
앞서 제주시는 산지천 제4저류지 공사를 진행하면서 시민 휴식 공간을 위해 설치키로 한 친수공원 조성계획을 주민동의 없이 변경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제주시 신산공원 내 산지천 제4저류지는 홍수 조절용 저류지 1개소(1만7300㎡)와 신산공원과 연계한 산책로, 친수공원 등을 조성해 시민 휴식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었다.
산지천 저류지 친수공원 조성 계획은 지난 2010년 신산공원 인근 주민들과 경관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 사안이지만 지난해 12월 설계변경을 통해 친수공원을 없애고 지난 6월 저류지 시설을 완료한 것이다.
설계변경을 위해선 경관심의위원회에 재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제주시는 이 같은 절차를 무시, 공사를 마무리한 것이다.
절차를 무시한 제주시의 이 같은 행태는 지난달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의 제주시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지적되면서 논란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