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로 시작되는 ‘새마을 노래’는 박정희의 작사·곡이다. 1970년 초 새마을운동이 시작되면서 방송매체를 통해 아침, 저녁으로 국민들의 귀를 따갑게 하였다. 결과적으로는 농가소득이 10배 늘었지만. 농가 부채가 21배 늘어 겉보이기식의 정책이 되고 말았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새마을 정신으로 제2의 한강의 기적 일으키자”고 새마을운동을 시민의식 개혁운동으로 발전시켜 가야한다고 나섰다. 전남 순천에서 개최된 '2013 전국 새마을지도자대회' 축사를 통해 "새마을 정신이 오늘의 도전을 극복하고 새롭고 희망찬 나라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쏟아내는 '새마을운동 재(再)부흥론' 타령은 뭔가 좀 촌스럽게 보인다는 이야기다. 좀 더 미학적으로 접근하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40년 전 스타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잘 살아보세’라는 새마을운동 노래 가사를 소개했다. 그리고 대선 승리 이후 소감에서도 다시한번 ‘잘 살아보세’를 강조했다. 양극화 해소와 중산층 복원이라는 21세기 화두와 70년대의 박정희의 슬로건 사이에서 분명 '엇박'이 느껴진다.
새마을운동의 역사적 공과에 대한 평가가 아직 정확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다. 긍정적인 면만 부각시켜 밀어붙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 국제사회에 70년대 유물인 새마을운동을 수출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새마을운동은 70년대에 냉전 독재라는 시대적 상황과 국제 경제적 상황 속에서 가능했던 것"이다.
우리 농어촌 운동을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확대 추진하겠다고 보고하는가 하면 '한강의 기적'을 다시 이루겠다는 정부 관계자들도 생겨났다. 바로 70년대에 대한 참을 수 없는 향수병에 걸린 것이다. 40년이 지난 이야기이다, 바로 복고스타일이다.
독자들은 1988년 5공비리청문회를 기억할 것이다. 새마을운동중앙본부와 관련된 비리가 폭로되어 새마을 운동은 침체되고 민간 주도로 하는 등 그 양상이 변화하였다. 1998년 이후로는 '새마을운동 조직 육성법'에 의해 새마을운동중앙회를 중심으로 제2새마을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렇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21세기에 잘 사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열심히 일한 사람이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고, 가난이 대물림되지 않는 사회에서 사는 것. 건강하게 일하고 알맞게 소비하는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에서 사는 것 아닐까. 경제민주화가 지난 대선 기간 내내 화제였던 것도 이런 시대적 요구들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은 상대적 빈곤이 사회통합을 해치고 불신을 조장하며 미래를 잠식하는 시대이다. 비단 새마을운동에만 머무르지 않고 박근혜의 인사나 의사결정방식에서도 '박정희의 그림자'라는 수식을 달고 종종 지적받는다. 공동체적 삶이 강조되는 21세기의 상황 속에서 제2의 새마을운동 추진이 방향으로선 적절하지만 과거처럼 관 주도의 일방적인 방식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
원론적으로 보면 새마을운동이 시민의 자율적 참여와 순수성이 보장되지 않는 관 주도의 공동체 운동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운동 방법, 주체,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