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최대 풍속 40.9m....오후 1시 체감온도 영하 2도
요동친 바다 카훼리 ‘회항사태’....항공기 무더기 결항
제주 신화에 의하면 음력 2월은 서북 계절풍을 몰고 오는 바람의 신 ‘영등할망’이 제주를 방문하는 달이다.
영등할망은 통상 음력 2월 초하루 ‘영등바람’을 몰고 온 뒤 음력 2월 보름에 영등바람을 몰고 제주를 떠난다.
영등할망이 떠난 음력 2월 보름인 24일 제주지방은 태풍에 버금가는 위세를 가진 강풍과 함께 온 섬에 봄눈이 내렸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제주 전 해상에 풍랑경보를 발효하고, 육상에는 강풍주의보를 발효했다.
이날 강풍으로 고산지방은 순간최대 풍속이 초속 40.9m에 이르는 강풍이 불었다.
제주시 지역도 이날 순간최대 풍속이 초속 23.5m까지 치솟아 어지간한 태풍보다 더 거센 강풍이 온 섬을 흔들었다.
이날 오후 1시 기온은 영상 4.9도를 기록했으나 제주지방기상청 측정결과 체감온도는 이날 오후 1시 영하 2도까지 곤두박질 쳤다.
강풍의 영향으로 제주∼추자∼벽파∼목포항로의 컨티넨탈호와 제주∼추자∼완도항로의 온바다페리호, 남제주군 대정읍과 국토 최남단 마라도를 잇는 삼영호 등 소형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특히 제주∼완도항로의 한일카페리2호와 1호는 500여명의 승객을 태우고 이날 오전 8시 20분과 9시 각각 출항할 예정이었으나 높은 파도 때문에 1시간 이상 대기하다 결국 운항이 취소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전남 목포항을 출항해 제주로 오던 1만2000t급 크루즈 카훼리 여객선 뉴씨월드고속훼리가 진도해역에서 긴급 지시를 받고 목포항으로 되돌아 갔다.
이 여객선에는 280명의 관광객이 타고 있었으나 제주지역에 발효중인 풍랑경보때문에 돌아온 것. 이 여객선이 회항한 경우는 1년에 1번 정도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긴급 사태다.
이와함께 제주와 타지방을 연결하는 항공기 수십편이 결항, 3000여명의 관광객 등이 공항에서 하늘만 처다봐야 했다.
또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산간지역에는 눈발이 날리면서 도로가 빙판으로 변해 1100도로에 소형차량의 경우 월동장구를 갖춰야만 운행이 허용됐다.
제주지방기상청은 25일 오전까지 계속해서 비나 눈이 조금씩 더 내리면서 추운 날씨가 이어지다가 낮부터는 기온이 서서히 상승해 26일부터 평년기온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