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매일 고영진 기자] 고위공직자를 사칭해 여성 공무원에게 접근, 돈을 가로챈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서부경찰서는 대통령 직속 비밀기관 고위직을 사칭해 돈을 가로채고 협박한 혐의(사기.협박 등)로 고모(51)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2011년 2월게 제주시내 한 꽃집에서 야생화에 관심을 보이는 여성 공무원 A씨에게 접근, 자신을 야생화 전문가이자 대통령 산하 직속 비밀기관 국가비상기획실 1국장이라고 속여 환심을 산 후 지난해 9월 26일께 이 꽃집에서 A씨에게 ‘이명박 대통령 선거와 4대강사업을 돕지 않아서 정치적 보복으로 금융계좌가 막혔다’고 속여 5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고씨는 A씨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빌린 돈을 갚으라고 독촉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공무원 신분인 A씨의 남편과 삼촌, 여동생 등에게 불이익을 줄 것처럼 지속적으로 협박하고 수십 차례에 걸쳐 인터넷 카페 및 블로그 게시판에 A씨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글을 올린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고씨는 2009년에도 이 같은 수법으로 여성 공무원에게 접근, 사기행각을 벌여 사기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고씨는 고위공직자 사칭에 그치지 않고 비밀기관에 근무한다는 핑계로 자신의 신분노출을 피했을 뿐 아니라 봉황이 새겨진 위조 신분증을 준비해 보여주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는 것을 확인, 여죄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지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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