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행복하십니까?”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설문조사한 ‘행복감’에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설문조사 결과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 10명 중 6명은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불행해 지고 있으며 가장 큰 이유는 경제, 즉 돈 때문이다. 그럼 행복감을 느끼게 만드는 원인은 뭘까. 응답자의 39.5%가 행복의 원천으로 ‘인간관계’를 꼽았다.
최근 귀농·귀촌을 준비하고 있는 도시민이 크게 늘었다. 과거 경제위기가 귀농·귀촌 붐에 일조를 했다면 요즘 귀농·귀촌은 도시의 각박한 삶에서 회의를 느낀 사람들이 농촌에서 제2의 인생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농촌에서 새로운 행복을 찾겠다는 각오가 뚜렷하다.
은퇴를 하고 노후를 농촌에서 텃밭이나 가꾸며 보내려는 귀촌이 주류를 이루었던 몇 년 전과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요즘 귀농·귀촌을 결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 중 상당수 30~40대의 젊은 층이 늘어나는 게 큰 특징이다. 최근 제주농협에서 실시하고 있는 귀농·귀촌 교육을 받고 있는 80여명의 수강생들의 연령을 보더라도 예전과 다른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또한 도시에서 사업에 실패하고 농촌을 찾는 사람들보다 잘나가는 전문직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귀농·귀촌에 관심을 갖는 추세도 과거와 다른 현상이다. 귀농·귀촌의 질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귀농(歸農)’이란 도시에서 농어촌으로 이주해서 농사를 지으려고 하거나 짓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귀촌(歸村)’은 농촌으로 이주는 했지만 농사를 짓지 않고 전원생활을 하거나 농업 외에 다른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최근 통계청자료에 따르면 제주의 농가인구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증가했고 귀농·귀촌 인구 증가 등으로 제주농촌의 고령화률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82명에 불과했던 귀농·귀촌 인구가 지난해는 535으로 늘었다. 이처럼 귀농하는 사람이 늘고는 있지만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비율은 30%정도라고 한다.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해 귀농·귀촌을 결심한다고 해도 모두 행복 귀농·귀촌을 얻지는 않는다. 귀농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시점부터 최소 몇 년 동안은 준비를 해야 한다. 의욕만으로 귀농·귀촌에서 성공할 수 없다. 단순히 시골로 이사를 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이민이라고 표현한 것도,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을 바꾸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귀농·귀촌을 위해 경험자들과 전문가들은 다음 사항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첫째는 충분한 기간을 갖고 귀농 교육을 받으면서 정보를 수집하라는 것이다. 정착할 곳의 정보와 선택할 작목에 대한 지식을 미리 쌓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로는 정착할 곳은 연고지나 도와 줄 사람이 있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연고가 없는 경우 지역에 있는 농협을 통해 인연을 맺으면 도움이 된다. 셋째는 농업으로 대박을 꿈꿔서는 안된다. 일반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것이 농사다. 넷째는 주택과 농지를 서둘러 구입해서는 안 된다. 정착시점에서 빈집이나 임대가 좋으며 지역사정을 잘 알게 된 뒤에 사도 늦지 않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과의 ‘인간관계’다. 지역행사에 적극 참여하여 지역주민과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게 중요하다. 농촌사회는 보수성이 강한 곳이다. 지역 어른들과 이웃을 친척 대하듯 내가 먼저 정겹게 인사하고, 마을 일에 앞장서 나서는 모습을 보일 때 마을 주민들도 마음을 열어 준다. 인간관계 성공이 귀농·귀촌 행복으로 이어진다.
귀농·귀촌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해 2만700가구가 도시에서의 삶을 접고 농촌에서 새로운 희망을 일구고 있다. 이는 귀농·귀촌은 고령화된 농촌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이 되고 있다. 귀농·귀촌을 꿈꾸고 있는 많은 도시민들이 꾸준히 늘어나 농촌을 살찌우게 하고, “농촌생활이 행복하십니까?” 물음에 “네 매우 행복합니다!” 라는 답변이 차고 넘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