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 재앙은 인재였다.
재선충 재앙은 인재였다.
  • 제주매일
  • 승인 201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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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재선충 재앙은 인재(人災)였다. 산림청이 올해 4월까지 소나무 고사목을 모두 제거하라는 지침을 내렸음에도 제주도가 이를 이행치 않은 것이 그렇고, 올해 재선충 관련 예산이 세계자연보전총회 1주년기념행사비 1억2천만 원과 큰 차이 없는 1억8700만 원인 점도 그렇다.
소나무 고사목 통계가 왔다 갔다 한 것도 인재(人災)를 키운 한 원인이다. 제주도는 소나무 고사목이 2만5000그루라고 밝혔다가 그 얼마 후인 지난 9월에는 7만8000여 그루로, 이것이 다시 10만 그루로 바뀌었다가 최근에는 내년 4월까지 20여만 그루로 돌변했다.
당국의 이러한 버들가지 식 소나무 고사목 통계는 비단 올해 들어서 뿐이 아니다. 최근 2~3년 동안 제주도 의회가 집요하게 재선충의 심각성을 따졌지만 당국자 간에도 통계가 오락가락했으며, 심지어 별문제가 없다는 안일한 답변이 나온 적도 있었다.
이러한 안일한 행정은 ‘재선충과의 전쟁’ 선포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미 1년 전 쯤 ‘전쟁선포’를 해야 하는데 지난 9월에야 했으니 재선충과의 전쟁이 되겠는가. 반상회까지도 하필이면 감귤-콩-고구마 등의 수확기인 농번기에 개최하고 있어 이 역시 실기(失機)했다.
심한 평가인지 모르지만 2004년 처음 재선충이 발견된 이후 올해 초까지 제주도의  ‘재선충 행정’은 나태했다. 이제는 제주도가 ‘재선충과의 전쟁’이 아니라 ‘인재(人災)와의 전쟁’을 선포해야 할 시점이다. ‘인재와의 전쟁’은 일을 그르친자의 문책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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