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의 하와이'. 1966년 1월 제주지사로 부임한 정우식 지사께서 제주의 개발방향을 동양의 하와이로 설정하고 관광개발 분위기를 전도에 걸쳐 조성하기 시작했다. 비단 제주뿐만이 아니었다. 일본의 오키나와와 중국의 하이난도 관광진흥을 위해 내세운 캐치프레이즈가 바로 '동양의 하와이'였다. 아마 이제나 그제나 하와이는 섬 관광지, 휴양관광지를 표방하는 도시의 로망이자 롤 모델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하다.
동양의 하와이를 표방하며 관광진흥에 나선지 45년여가 흐른 지금 제주는 관광객 유치 총량 면에서 하와이를 앞서기 시작했다. 2012년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970여만 명으로 2012년 하와이 관광객 수 800여만 명에 비해 앞도적인 차이로 앞서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10월 15일에는 외국인 관광객 2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전체 입도 관광객 수 대비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23%를 차지하면서 명실상부한 국제관광지로서의 위상도 다지고 있다. 비단 수치뿐만이 아니고 전 세계를 커버하는 미국 뉴스 전문 채널인 CNN에서 제주를 ‘아시아 최고 주말휴양지’로 꼽았고 중국의 환보시보는 제주를 ‘세계 3대 섬 관광지’로 선정했다. 수치적인 면에서나 세계 유수 언론의 평가 면에서 제주는 이제 명실상부한 국제관광지로서의 위상을 가지게 되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지역본부에서 발표한 제주지역 경제동향에서는 관광객 수 증가가 제주경제를 견인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출국세 등에 부과되는 관광진흥기금도 2007년 중앙정부에서 제주로 이관 당시 40억 원에 불과했으나, 2012년 134억 원으로 급증하면서 관광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민간에 지원되는 융자도 매년 1000억 원 규모로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세수 증가로 도민들의 복지 확충을 위한 예산도 크게 증가하면서 민선 최초로 사회복지예산도 20%대로 진입했다고 한다. 또한 관광객 수 증가로 인해 제주의 숙박업, 교통업, 음식업 경영 실적이 크게 향상돼 호황을 누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의 동선이 도심 곳곳으로 확대되면서 도민들이 운영하는 편의점, 소매점 매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제주관광산업은 말 그대로 제주의 생명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관광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제주관광의 향후 성장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더 없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200만 돌파와 곧 맞이하게 될 1000만 관광객시대를 대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계를 향해 전진하는 제주관광의 저력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지속가능한 제주관광의 독자적 발전모델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동양의 하와이 같은 모방형 캐치프레이즈가 아니라 제주라는 우리의 브랜드를 가지고 세계시장에서 승부하게 된 것이 2013년 제주관광의 현주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