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형유통업체가 제주산 쇠고기 판매를 기피, 농가의 원망을 듣고 있다.
탑동 지역과 연동 신시가지 근처에 두 군데 대형 매장을 운영하는 국내 굴지의 유통업체인 E-마트가 도내산 축산물 중 돼지고기와 닭고기만을 취급하면서 쇠고기 구매는 외면, '제주지역에서 돈을 벌면서 도민과의 상생에는 무관심하다'는 평판을 자초하고 있다.
도내 쇠고기 소비실태를 보면 년간 총 소비량 4119t 가운데 도내산 413t 10%, 다른 지방산 1317t 32%, 수입산 2389t 58% 등으로 제주산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돼지고기 연간 소비물량 1만567t의 87.5%인 9246t이 제주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극심한 대조를 이루는 모습으로 최근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한우 증식 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실정이다.
또한 우리나라 인구대비 축산물 소비추이는 쇠고기 총 소비량 33만5000t 중 42%인 141t이 국내산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모습과 비교해도 1차 산업이 많은 비중을 가진 도내 형편상 제주산 쇠고기 판매를 늘려 '한우 증식 사업'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E-마트측은 '제주산 쇠고기' 구입은 당장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E-마트 신제주점의 관계자는 "축산물 구입은 본사 구매 담당에서 일괄 처리하는 탓에 제주점과 무관하다"고 전제 한 뒤 "다른 지방산 쇠고기와 비교해 보면 제주산은 질이 떨어진다"면서 "제주산은 거의 비육우로 한우만 취급한다는 본사 영업방침에 걸맞지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천혜의 환경을 지닌 제주도가 한우 산업에 뒤 처진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제주산 돼지고기 정도의 브랜드를 갖추면 본사에서 구매를 고려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도민들은 "기업은 이익발생이라는 현실도 중요하게 여겨야 하지만 사회적 책임도 못지 않다"며 "제주산업의 발전을 위해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는 것이 제주에서 돈을 버는 기업의 도리"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러한 E-마트측의 설명과는 달리 도내 모 목장에서 생산한 쇠고기가 계열사인 S백화점에 납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