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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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매일
  • 승인 201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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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매일객원필진

▲ 제주매일객원필진
대부분의 안전사고는 균형을 잃을 때 일어난다.
외줄타기를 하는 광대가 겉보기엔 아찔해도 균형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긴 장대를 갖고 좌우로 조금씩 움직이고  멈추고 하는 것은 오로지 균형을 유지하고 목숨을 보전하기 위함이다.
 얼마 전에는 공사로 돌가루가 흩어진 길을 성급하게 걷다가 다친 일이 있다. 조심을 해서 걸었는데도 다치려면 별 수가 없었다.
 결국 이번에도 다시 다친 것은 덜 조심했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운동으로 아직 공사 중인 혁신도시의 간선도로를 걷고 있다.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조심은 하지만 힘들다.
 며칠 전에는 인도를 60여 미터 걷어내고 다른 공사를 하려는 곳을 걸었다. 모래밭을 걷기가 싫어서 약 15센티인 도로 턱을 밟고 지날 때였다.
 별 위험이 없어 보였는데도 조금을 남겨놓고 삐끗하면서 나동그라졌다. 조금만 다친 왼손은 괜찮고, 오른쪽 무릎은 좀 심하게 다쳤다.
 괜히 쓸데없는 만용을 부렸다.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한 것은 참 미련한 짓을 했다는 후회가 남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15센티 위를 걷는 것은 균형의 문제였는데, 살아오면서 크게 작용했는데도 모르고 무심코 지나지 않았을까. 꼭 같은 일에도 균형을 잡은 사람은 그러지 않은 사람에 비해 좋은 결과를 불러왔을 것이다. ‘빚더미 개인 파산 ’신청으로 법원은 끝이 안 보인다고 한다. 일례로 퇴직금을 전부 쏟아 붓고 프랜차이즈 식당 개업을 했는데 일 년 만에 억대의 빚만 남아 개인 파산 신청을 했다는 경우도 있다. 애초부터 고생 없이 쉽게 돈이 벌리리라고 생각한 것은 벌써 균형의 이탈이다. 욕심 없는 사람이 없으니, 욕심이 균형을 망치게 한다. 욕심을 버리면 될 것 아니냐는 것도 허망한 얘기다.
 욕심에 대해선 어느 나라의 예화가 실감이 있다.
 너른 땅을 가진 성주가 일꾼에게 하루아침부터 저녁때까지 밟은 땅은 모두 주겠다고 하자 일꾼은 물 한 모금 마실 새 없이 뛰고 또 뛰었다. 저녁때가 돼서 더 걸을 수도 없이 그 자리에 푹 고꾸라졌다. 그리고 다시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결국 그가 얻은 땅은 쓰러진 한 평 남짓이 있었을 뿐이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걷기만 했어도 엄청난 땅을 얻을 번하지 않았는가. 조그만 만족으로 인간본래의 욕심을 채울 수가 있으면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럼에도 돈이 있는 사람도 더 많은 돈을 위해 온 정신을 쏟는다. 가난한 사람은 평생 돈 있는 사람의 대열에 끼기 위해 매일을 투자한다.
 균형은 그 자체로서 아름다운 모습이듯이 각자에게 주어진 만큼만 노력할 일이다.
 균형은 당연히 욕심이 배제된다. 욕심이 배제된 만큼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친다.
균형 잡힌 몸매를 한 남녀의 모습이 아름답지 아니한가. 바로 ‘걸어 다니는 조각품’으로 비친다.
 조그만 경우에서 균형의 중요함을 깨달았지만, 이제 저무는 나이에서 균형을 챙길 일이다.
 우선 건강을 챙기면 반 이상 균형을 지키는 일에서 성공한 일이겠지만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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