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가 오늘부터 오는 11월 8일까지 18일간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 등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벌인다.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행정감사를 앞둔 20일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망원경으로 큰 흐름을 조망함과 동시에 현미경으로는 정밀하게 들여다 봐 잘못된 점을 바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안(事案)의 중요도에 따라 세밀하고도 철저하게 내용을 들여다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제주도와 도교육청 등 집행부 주요 사업의 흐름을 망원경으로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문제가 있음직하다는 것은 쉽게 잡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소나무 재선충 방제의 실패, 내년 지방선거용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신설 한시 조직인 ‘민생시책기획추진단’, 중국자본 제주 땅 잠식, 지하수-생태계-환경 보전 3등급 지역 비축토지용 매입 대상 포함, ‘투자진흥지구’의 잘못된 운영, 물의를 일으킨 시장직선제 관제 여론몰이, 무분별한 공유지 매각, 도교육청 감사 시비, 스마트 교육논란 등등 망원경에 잡힐 의문점들은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을 것이다.
그러나 망원경 행정사무감사는 큰 흐름을 어림짐작 하는 데는 필요하지만 잘못을 콕 집어 내는 데는 현미경 감사를 못 따른다. 다만 망원경 감사와 현미경 감사를 병행할 경우 상승 효과는 충분히 기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수 없이 제기 됐던 여러 의혹들을 얼마만큼 밝혀낼 것인가는 이번 행정감사에서 도의회가 ‘현미경 행정사무 감사’의 효능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
제주도는 말할 것도 없고, 도교육청까지도 건전한 집행부가 되려면 대의기관인 제주도 의회부터 건전해야 한다. 건전치 못한 대의기관이 감시-감독하는 집행부는 건전할 수가 없다. 만약 현 제주도정이 건전치 못하다면 현 도의회도 건전치 못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감시 감독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행정사무감사 기간 동안 도의회 망원경 감사에 잡힐 의문점들이 엄청 많을 것이다. 이를 현미경 감사로 초정밀(超精密) 분석해 시정토록 하기 바란다. 건전한 의회에 건전한 집행부가 있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