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숲 대표 우상임(45)은 음악에 대해 이같이 정의했다.
10여년간 제주에 음악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는 그의 '음악인생'이 궁금하다.
제주대학교 음악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6년 러시아 모스크바 유학길에 올랐다. 차이코프스키 국립음악원에서 피아노 반주를 전공하고, 2000년 제주로 귀국했다. 그 후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지하공간을 빌려, 자신의 음악 공간인 '자작나무 숲'을 만들었다.
왜 하필 이름이 '자작나무 숲'인지 의문이 생긴다. 러시아의 국수(國樹)인 '자작나무'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했다.
그는 "자작나무는 추운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라며 "추위를 견디고 자라는 자작나무를 보면서 제 공간도 '자작나무'같은 음악의 숲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2003년 러시아에서 배운 것들과 발전된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제자들을 그의 공간으로 초대했다. 시나브로 일반관객들까지 입소문이 나면서 '음악회'라는 이름이 자연스레 붙여졌다.
뜻을 같이하는 후배들과 함께 다양한 음악회를 선보이기로 결심한 그는, 어떻게 하면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회를 선보일지 고민에 빠졌다.
어린이와 어른이 듣는 음악을 엄연히 다르다. 이 때문에 한 가지 테마가 아닌 여러 가지 테마를 가지고 음악회를 계획했다.
현재 설문대여성문화센터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천원콘서트', '책 읽어주는 음악회'등이 그것이다.
2010년 천원 콘서트가 처음으로 열렸다. 설문대 센터 전 좌석 400석이 거의 꽉 찼지만 수익금은 10만원 남짓했다.
"천원콘서트를 계획하게 된 이유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라도 입장료를 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천원을 아끼려고 하는 관객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정착이 된 것 같아 다행이예요."
그는 콘서트 수익금으로 피아노 기증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피아노가 없는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겠다는 취지다. 1년에 한대씩 피아노가 필요한 곳에 기증하고 있으며, 내년 초 6대 기증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경마공원과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 '멈추지마', 일년에 한번씩 '송 오브 러시아'라는 이름으로 러시아 음악을 들려주는 행사를 열고 있다.
'멈추지마'는 농어촌 지역을 다니면서 음악을 선보이는 형태로, 메세나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 고산초, 더럭 분교 등에서 음악회를 진행했다.
그는 "제주도에도 메세나운동이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10여 년간 자작나무숲을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그는 "대중들에게 어렵지 않게 쉽게 다가가려 했기 때문"이라고 짧게 말했다.
"어릴 적부터 음악을 접해야 어른이 되서도 음악회를 찾아다녀요. 부모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음악회를 오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뿌듯해요. 또한 우연찮게 찾은 음악회에 왔다 위안을 받고 가시는 분들을 보면 가슴이 뜨거워지죠. 앞으로 어린이와 어른 모두 누구나 다 쉽게 다가올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일게요."
공연문화에 감미료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오늘도 관중들에게 좋은 음악을 선보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