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모 가정 복지, ‘빛조차 잃은 개살구’
한 부모 가정 복지, ‘빛조차 잃은 개살구’
  • 제주매일
  • 승인 201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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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한 부모가정’은 2012년 기준 3504세대다. 이중 주거-생계비 지원을 받는 국민기초수급대상 975가구를 제외하면 제주도로부터 이른바 월동준비금을 지원 받을 수 있는 ‘한 부모 가정’은 2529세대다.
계획대로라면 제주도는 이들에게 1년에 한 차례 월동 준비금 3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10월 중 지급하게 될 올해 월동 준비금 전체 예산은 지원 대상 가구의 8.1%인 206가구분 6180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2323가구는 올해도 난방 없는 추운 겨울을 나게 되었다.
얼마 안 되는 지원금 액수도 그렇거니와 2500세대가 넘는 대상 가구의 8.1%에만 월동준비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생색내기에도 못 미친 흉내 내기 수준이다. 아무리 개살구라 해도 빛깔만은 좋아야 하는 데 이건 ‘빛조차 잃어버린 개살구’ 격이다. 1년에 대상가구의 8.1%만 지원 받을 수 있다면 전체 ‘한 부모 가정’이 한차례씩 월동준비금을 받는다 해도 여러 해가 걸린다는 얘기가 된다. 그것도 목숨 줄이 길었을 경우다.
이러고도 제주도가 어려움에 처한 ‘한 부모 가정’의 복지를 말할 수 있겠는가. 하물며 우근민 도정은 지난 2011년 출범하면서 ‘복지분야 강화’를 특히 강조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관련예산은 동결돼 왔고 ‘한 부모 가정’은 증가해 왔다. 대상가구의 8.1%에만 월동준비금을 지원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가지 납득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올해 초 제주도정은 민생을 살핀다면서 6개월 한시기구인 ‘민생시책 추진기획단’을 꾸려 활동한바 있다. 그에 뒤이어 ‘지역민생 책임관제’도 운영했다. 이 기구들은 ‘한 부모가정’의 어려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인가.
제주도 당국자는 “내년에 더 많은 가구가 지원 받을 수 있도록 예산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대상가구 전체가 지원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제주도가 진정으로 ‘한 부모가정’의 복지를 생각한다면 개발 위주, 인기 위주, 홍보성 위주,봐주기 위주의 예산편성을 지양해야 한다. 그래서 최소한 대상가구 50%까지는 월동준비금이 지급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제주도 재정규모로도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 올린 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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