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속에 담아뒀던 아픈 기억 털고
마음의 상처 치유 받을 수 있었어요”
“가슴 속에 담아뒀던 아픈 기억 털고
마음의 상처 치유 받을 수 있었어요”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3.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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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제주 장애인 인권상담 현장
▲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소장 황정모)가 15일 제주시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제주지역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인권 순회상담을 실시한 가운데 류승미 조사관이 한 장애인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평소 고민하던 인권 문제에 대해 상담을 받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진 것 같습니다.”

과거에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임모(25·여)씨는 가끔씩 악몽에 시달린다. 더욱이 한 번 악몽을 꾸고 나면 밤새 꼬박 잠을 이루지 못하기 일쑤다. 지금도 그 때의 기억만 떠올리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데다 손까지 덜덜 떨린다.

임씨가 15일 늦은 오후 제주시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을 찾았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 상담을 받기 위해서였다. 임씨는 조사관 앞에서 가슴 속에 담아뒀던 아픈 기억을 털어놨다.

그렇게 30여 분쯤 흘렀을까, 상담을 마치고 복지관을 나서는 임씨의 표정은 한껏 밝아 보였다. 임씨는 “상담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소장 황정모)는 이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제주지역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인권 순회상담을 실시했다.

이날 상담은 접근성이 취약한 제주지역 장애인들의 권리구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이를 위해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과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가 협력했다.

상담에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뿐만 아니라 변호사도 참석해 법률 상담도 함께 진행됐다. 특히 상담을 받는 장애인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화통역사는 물론 점자 진정서 등을 활용하기도 했다.

상담을 받고 나온 부모(27)씨는 “부모님께서 누나와 차별을 심하게 하다 보니 많이 서운하고 속상했는 데 상담을 받고 나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강모(33)씨도 “상세한 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조사관들이 자세하게 설명해줘 큰 도움이 됐다”며 연신 고마움을 전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상담에서 접수된 내용이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경우 해당 부서로 송부해 당사자들이 신속하게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직접적인 조사 대상이 아니라도 소수자 인권 증진을 위한 정책 검토와 실태조사의 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류승미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 조사관은 “많은 장애인들이 인권 상담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받고 있다”며 “제주지역 장애인들의 인권을 위해 앞으로도 순회 상담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는 1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에서 이주노동자와 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인권 순회상담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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