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 터전이었던 대구를 뒤로하고 신임 순경으로 서귀포 경찰서에서 근무한지 2개월 남짓, 내 첫 업무는 교통사망사고 줄이기 100일 프로젝트와 함께 시작되었다.
제일 먼저 접하게 된 것 또한 교통사고 관련 신고였는데 이곳 제주도만의 특색이 교통사고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에 대한 대책 또한 시급히 필요하다는 것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었다.
교통사고 유형이야 천차만별이겠지만, 그 중에서도 제주도를 방문하는 렌터카 운전자들의 교통사고가 매해 급증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들어 특히 렌터카 교통사고가 대형인명피해로 이어지고 있고, 주로 가해자인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하여 안타까운 마음이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제주지역 렌터카 교통사고는 지난해 332건(사망 9명· 부상 560)으로 해마다 계속 증가하고 있고, 사망자는 전국 평균보다 8배나 많다.
이러한 심각성 때문에 제주특별자치도에서도 차량내 부착된 네비게이션을 통해 렌터카 운전자들의 사고 취약지점 및 사망사고 지점별 구체적인 안전운전 음성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또한, 렌터카 운전자계도용 교통안전 홍보물 제작배포, 주요 관광지 현수막 게시 및 캠패인 전개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지자체에서 시행·추진 중인 제도도 중요하겠지만,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다함께 통감하고 렌터카 운전자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더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렌터카 운전자는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제주의 손님인만큼 운전하는 순간만이라도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제주의 교통문화를 잘 따라 예의와 양보의 미덕으로 보답할 필요가 있고, 낯선 곳이니 만큼 주의하고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될 것이다.
이에 상응하여 제주도민도 렌터카 운전자에 대해 배타적이고, 적대적인 감정보다는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의 마음가짐으로 도로에서 비상등을 켜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거나, 엉거주춤하게 차선변경하는 렌터카 운전자에 대해 선뜻 친절을 베푸는 아량을 가져야 할 것이다.
현재 경찰도 낯선지역의 렌터카 운전의 어려움을 어느정도는 이해함으로써 안전한 교통흐름을 위해 교통사고 취약지점 집중배치 되어 경계를 강화시키고 있고, 교통사망사고 예방캠패인 및 홍보를 통해 사고율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제주도는 작고 우리가 갈 곳은 많다. 관광객의 입장이 되어 본 기억이 있다면 자그마한 친절에도 얼마나 감사함을 느꼈는지 기억할 것이다. 우리가 그때의 그 마음으로 관광객을 배려하고 정답게 맞이해 준다면 제주도의 절경보다도 더 아름다운 모습을 마음에 담아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