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사고가 발생했던 한라산 성판악코스 사라오름 입구에서 현장조사를 벌였다.
현장조사 결과 경사가 있는 등산로에 쓰러진 고목나무는 고사목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자연현상으로 나무가 쓰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쓰러진 나무의 뿌리 부분을 확인한 결과 100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깊이가 50cm도 되지 않았다”며 “뿌리가 깊지 않다 보니 균형이 흐트러진 상태에서 자연현상으로 나무가 쓰러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무가 쓰러진 정확한 원인과 함께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측의 과실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는 29일 오전 10시48분께 한라산 성판악코스 사라오름 입구 인근에 있던 나무가 등산로를 향해 쓰러지면서 발생했다.
당시 등반객 안모(54·여)씨가 갑자기 쓰러진 고목나무에 깔렸고, 근처에 있던 등반객들이 나무에 깔린 안씨를 구조한 뒤 출동한 119에 인계했다. 이후 안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안씨를 덮친 나무는 수령이 100년 이상된 졸참나무로, 길이가 30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졸참나무는 한라산에 많이 자생하는 나무 중 하나다.
한편, 추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라도 한라산 성판악 등산로에 대한 고사목 정비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등산로 곳곳에 고사돼 쓰러진 나무들이 주변 나무에 의지한 채 걸쳐져 있어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등산객 정모(41·여·제주시 이도2동)씨는 “성판악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말라 죽은 나무가 위태위태하게 주변 나무에 걸쳐져 있거나 뿌리째 뽑혀 쓰러져 있는 것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며 “자연현상이라지만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는 상황인 만큼 정비가 이뤄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태풍이 오거나 비가 많이 내릴 경우 살아있는 나무가 쓰러지기도 한다”며 “이번에 쓰러진 나무의 경우 비가 내리면서 땅의 지반이 약해져 쓰러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고사목의 경우 제거 작업에 나서고 있다”며 “등산객들의 안전한 산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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