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도 구조조정 하자
'축제'도 구조조정 하자
  • 김원민 논설위원
  • 승인 200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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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도내 대표적인 축제 2개에 대해 긍정과 부정의 상반된 평가가 나온 것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하겠다.
 그 하나는 ‘제주국제관악제’요, 다른 하나는 ‘서귀포칠십리축제’가 그것이다.

 먼저 긍정적 평가를 받은 축제는‘ 섬, 그 바람의 울림’을 주제로 하는 제주국제관악제로, 얼마 전 한국음악협회가 제주국제관악제를 ‘한국의 대표적인 성공한 축제’로 선정하고 이를 회지(會誌)에 대대적으로 소개함으로써 관악제의 위상을 한껏 드높여 주었다.

 한국음악협회가 어떤 단체인가. 전국 1600여 명의 음악인들을 회원으로 거느린 우리 나라 최대의 대표적 음악단체이다. 그러니 이 협회의 평가는 그 권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터이다.

환상적 시공간 연출 
 
음협은 제주국제관악제를 일부 음악인만을 위한 자축연이 아니라 지구촌을 아우르는 세계인의 축제였다면서, 단순한 음악축제에서 벗어나 사람과 자연과 음악이 한데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시공간을 연출했다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반면 서귀포칠십리축제는 문제점이 많은 축제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는 문화관광부가 지난해 전국에서 개최된 37개 지정 및 예비축제를 대상으로 관광객 호응도 등을 평가한 결과 10회 째 치러진 서귀포칠십리축제의 관광객 점유율이 36%로 가장 낮았을 뿐 아니라, 추상적인 축제의 이름으로 인해 관광객들에게 축제의 목적과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축제관람을 위한 축제장 방문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호기심 유발이 부족하여 축제의 정체성 확립이 절대 필요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사실 지역 축제는 그 지역을 육성하고 개발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략적 비즈니스라고 말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 경제활성화와 지역 이미지 제고라는 목적으로 지역 축제를 경쟁적으로 열고 있으나 ‘동네잔캄 수준이거나 일회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여기서 ‘일회성’이라 함은 칠십리 축제에서 지적된 바와 같은 관광객 점유율 저하나, 지역 축제에 대한 관광객들의 재방문율이 크게 낮아지는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역 축제는 도내에서도 연간 30∼40개나 열리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문화관광부 지정 축제에 끼지 못해 ‘축제의 섬’이라는 제주의 이미지에 상처를 받는 ‘수모’를 당하고 있는 것이 저간의 사정이다.

 게다가 제주도의 대표축제를 표방하며 100억 원이 넘는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었던 ‘제주 세계 섬 문화축제’는 2차례나 실패로 끝나 도민 혈세만 낭비한 결과를 초래했다. 하지만 그 같은 실패에 대해 누구 하나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다.

축제의 섬이 무색             

 축제가 실패로 끝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우선 내용이나 형식면에서 차별화 되지 못하고 아류적 이거나 재탕 삼탕 식 프로그램 운영으로 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함을 들 수 있으며, 공무원들의 과도한 간섭이나 경험부족, 축제정보의 부족, 안내표지판의 부족, 화장실 불량,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불편 등이 지적되기도 한다.

 특히 축제의 성공을 위해 많은 비용을 축제의 상품이나 서비스 질 관리에 투입하기보다는 오히려 광고나 외형적인 이벤트에 비용을 투자하는 경향이 늘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축제의 내용이나 프로그램의 부실, 그리고 열악한 서비스 등은 관광객을 포함한 방문객들에게 불만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제 지역 축제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경쟁력이 없거나 차별성이 떨어지는 축제들은 과감히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 축제는 나름대로 향토 역사적인 의미가 있으면서 지역 발전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바꿔 나가지 않으면 안되리라 본다.
제주국제관악제와 서귀포칠십리축제의 상반된 평가는 반면교사가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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