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등으로 여름에 자취 감췄다 최근 ‘기승’
일본뇌염 매개모기 급증···감염병 발생 우려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회사원 김관형(30)씨는 최근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치기 일쑤다. 아침에 일어나 보면 팔과 다리는 물론 얼굴에도 모기에 물리면서 빨갛게 부어올라 물린 자리를 연신 긁어댈 수밖에 없다.일본뇌염 매개모기 급증···감염병 발생 우려
김씨는 “한 여름에도 잘 보이지 않던 모기가 요즘 부쩍 늘었다”면서 “잠을 자다가 모기 때문에 몸을 뒤척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말했다.
최근 가을 모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시민들이 때 아닌 모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일본뇌염 매개모기 비율이 증가하면서 감염병 발생이 우려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제주지역 모기 밀도 조사(제주시 서부지역 소 축사) 결과 지난 16일 107마리의 모기가 채집됐다. 이는 이달 10일 채집된 46마리 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특히 채집된 모기 가운데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CT)는 68마리로, 전체 체집 모기의 63.5%에 달하고 있다. 게다가 작은빨간집모기 비율은 일주일 사이 33.1%나 늘었다.
폭염이 절정에 달했던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는 예년에 비해 모기를 보기 힘들었다. 실제 이 기간 모기 밀도 조사 결과를 보면 7월 16일 4마리, 7월 22일 12마리(CT 2마리), 7월 29일 0마리, 8월 12일 14마리(CT 3마리), 8월 19일 0마리로, 여름 불청객 모기가 자취를 감췄었다.
이는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모기 유충이 서식하기 좋은 물웅덩이가 말라버린 데다 성충의 생존율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8월 말 제주 전역에 비가 내리면서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고, 9월 들어서는 낮 최고 기온이 28도까지 오르는 등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모기가 뒤늦게 기승을 부리고 있다.
더욱이 올 가을은 10월에도 예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전망돼 철을 잊은 모기가 가을 내내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일본뇌염과 같은 감염병 발병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뇌염은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렸을 때 발병하며 초기에는 고열,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다 심해지면 경련을 일으키거나 의식불명 상태에 이를 수도 있어 어린이와 노약자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보건소 관계자는 “일본뇌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든 모기가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물렸을 경우 일부 뇌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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