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제주로 시집···추석 차례 음식 만들기 분주
베트남 새댁 응웬티투·레티화이씨의 첫 추석 맞이
베트남 새댁 응웬티투·레티화이씨의 첫 추석 맞이

추석을 이틀 앞둔 17일 제주다문화가정센터에서 만난 응웬티투(22·여·베트남·제주시 용담동)씨는 다른 결혼이주여성들과 어울려 추석 차례 음식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강사가 하는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치지 않으며 조금은 서투르지만 재주껏 송편을 빚었다.
응웬티투씨는 지난 3월 베트남에서 남편을 따라 제주로 시집을 왔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웠다. 그가 살던 베트남과 한국의 문화·환경이 달라도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츰 적응해 가면서 이제는 어엿한 한국 며느리가 됐단다.
그는 “한국말이 너무 어려워서 처음엔 적응하는 데 애를 많이 먹었다”며 “그래서 다문화가정센터에서 매일 같이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벌써부터 제법 알아듣고 말도 곧잘 하는 편이다.
응웬티투씨는 요새 하루하루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실수하고 서툴러도 남편이 보듬어주고 잘 이해해준다”며 “시어머님도 친딸처럼 자상하게 대해주신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응웬티투씨의 고향 베트남에도 추석이 있다. 베트남의 추석을 ‘쭝투(음력 8월15일)’라고 하는 데 한국처럼 공휴일은 아니지만 조촐하게 음식을 차려놓고 제사를 지낸다.
그는 “추석 때 과일이나 빵, 과자 등을 차려 놓고 향을 피운 뒤 가족과 함께 소원을 빌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며 “고향을 떠나 한국에서 처음 맞는 추석이 많이 기대되고 설렌다”고 했다.
응웬티투씨와 마찬가지로 지난 3월 제주로 시집을 온 레티화이(22·여·베트남·제주시 이도동)씨 또한 다가오는 추석을 무척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임신 5개월인 그는 이날 차례 음식 배우기에 흠뻑 빠졌다. 레티화이씨는 “한국 전통음식을 만드는 게 어렵긴 하지만 여러 번 해보니 재밌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록 고향인 베트남에서 보내는 건 아니지만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일 생각을 하니 추석이 너무 기다려진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정림 제주다문화가정센터 사무처장은 “결혼이주여성들은 떠나온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살고 있다”며 “서로 다른 환경과 낯선 문화로 힘들어 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 사회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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