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네살 된 '제주여성영화제'…참여율 해마다 상승"
"열 네살 된 '제주여성영화제'…참여율 해마다 상승"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3.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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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이 만난 사람 7] 안혜경 제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 안혜경 제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2000년.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제주여성영화제가 열렸다.

'세계 여성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겠다는 야심찬 포부로 시작한 제주여성영화제는 벌써 열 네 살이 됐다.

이제는 전국 방방곡곡으로 입소문이 타 '제주에서는 꼭 봐야 하는 행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오는 26~29일 제14회 제주여성영화제를 앞두고 제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안혜경(50)씨를 만났다.

"14년간 영화제 개최 과정은 순탄치 만은 않았어요. 안정된 상영공간과 인력, 자금이 모두 부족했기 때문이죠. 매년 행사를 준비해 나갈 때마다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 였어요"

그동안 영화제는 학생문화원, 교육박물관, 국립제주박물관 등에서 개최됐다. 그러다 2011년부터 제주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영화제를 열고 있다.

영화제는 여성감독들이 직접 '여성의 삶'을 그려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때문에 해가 지날수록 관객들의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다.

"영화제에서는 성소수자 문제, 여성노동자, 이주여성, 장애여성의 문제와 관련된 영화가 많이 상영 되요. 또한 여성운동사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문화와 종교의 억압으로 겪는 고통과 극복의 이야기 등이 주를 이루죠"

그에게 제주여성영화제에 작품이 상영되기까지의 '과정'을 물었다.

"프로그래머들이 수시로 여성영화제에 소개하면 좋을 것 같은 영화를 골라요. 그 후 가능한 많은 분들을 모시고 영화를 상영한 후, 영화제에 상영할 작품들을 최종 선정하죠. 작품이 선정되면 프로그램을 확정해나가면서 영화제 홍보, 특별프로그램 등에 대한 논의를 해나가요"

여성영화제는 1년마다 꼬박꼬박 이뤄지고 있다. 단 일 년도 쉬지 않고 영화제가 개최돼 놀라웠다. 예산 등의 문제가 수반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당연히 어려움은 있다. 하지만 여성영화제를 통해 많은걸 느끼고 삶이 변했다는 관객들을 만날 때마다 힘을 얻는다"며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어 '영화제'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개최하면서 관객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았던 작품을 물었다.

그는 "아무래도 개막식에서 상영된 작품들이 인기가 많다"며 "이야기 구성이나 내용 등에서 다른 영화들에 비해 조금 더 대중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제 참여율이 높아지는 이유는 오직 '여성영화'만을 보여준다는 점을 관객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여성영화제가 아니면 제주에서 이렇게 다양한 주제로 여러 나라의 영화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죠. 또한 영어자막도 모든 영화에 넣었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참여 층도 높아지고 있어요"

그는 이번 영화제에 사라폴리 감독의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와 폰 트로타 감독의 '한나 아렌트'를 꼭 소개하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에 배급사가 없어 가져오지 못해 아쉽다고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제14회 제주여성영화제에 대한 소개를 부탁했다.

"평소에는 섹션이 5개로 이뤄져요. 하지만 올해는 세션하나를 더 추가해 남성감독들이 만든 여성영화를 선보일 예정 이예요. 또한 특별 섹션에서 '노라노', '원더우먼, 슈퍼 히로인', '레즈비어니즘, 급진적 페미니스트'도 만나볼 수 있어요. 이 작품들은 늘 새로운 길에 대한 열망과 불안을 가진 여성들에게 먼저 길을 나선 '언니'들의 모험과 개척의 이야기를 보여주죠"

문의)064-756-7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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