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생 아르바이트비 아직도 못 받아 '한숨'
(제주매일 박민호기자)제주시가 추석을 앞두고 각종 공사대금을 조기에 집행한다고 밝혔지만 예산집행이 늦어지면서 일부에서 임금체불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초 군대를 전역한 대학생 양 모(21)씨는 지난여름 방학기간 공사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힘든 일이었지만 비교적 많은 돈은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일을 시작한 양 씨.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도 꼬박꼬박 일터에 나간 양 씨는 월급일이 다가오자 업체로부터 ‘돈이 없어 월급을 줄 수 없다’는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수업료를 내야한다는 양씨의 말에 업체 사장은 월급 중 일부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월급 지급을 미뤘다. 최근에는 양씨의 전화도 받지 않는 상황.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들겠다는 양씨의 순수한 꿈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양씨는 “월급을 달라고 했더니 돈이 없다면서 2~30만원씩 나눠 지급했다”면서 “아직 160만원 정도를 받지 못했다. 업체 사장은 전화도 받지 않고 있다”고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대학교 3학년인 황 모(22)씨 역시 비슷한 일을 겪었다. 황 씨 역시 같은 현장에서 일을 했지만 양씨와 비슷한 이유로 월급을 받지 못해 한숨만 내쉬고 있는 상황.
황씨는 “수업료는 내야 한다고 업체에 사정해서 받은 돈이 100만원 정도였다”면서 “나머지 돈은 추석 전까지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그 말을 믿어야 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해당업체 관계자는 “아직 제주시에서 공사대금이 입금되지 않아 월급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사비가 입금되면 가장 먼저 학생들 월급을 해결하겠다”고 전했다.
이들과 같은 현장에서 일했던 대학생들만 5명. 지난여름 이들은 제주시 아라지구택지개발공사와 제안로(금악~상가간) 확․포장공사 현장 등을 오가며 구슬땀을 흘렸다. 확인결과 해당 공사는 각각 제주시와 제주도가 발주한 현장이었다.
앞서 제주시는 지난달 27일 추석을 앞두고 관련 업체의 자금난 해소와 근로자의 체불임금을 해소하기 위해 9월 12일까지 공사대금 조기집행 특별기간으로 정해, 각종 대금 공사 138억원과 용역 42억원, 물품 63억원, 보조금 309억원 등 552억원을 조기에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보 확인결과 아직 예산 조기집행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시의 발표보다 5일이나 늦어지는 것으로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된 현장은 제주시가 발주한 사업이 맞다”면서 “예산 집행이 당초보다 늦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추석 전(17일)까지는 반드시 집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