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도정이 시대를 착각해도 크게 착각한 모양이다. 기초의회 없는 행정시장 직선제 도의회 동의안(案) 처리를 눈앞에 두고 관변단체들을 동원, 성명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지난 시대에나 있었던 일이지 대명천지(大明天地) 지금의 시대에는 도무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행정시장 직선제 동의안 도의회 처리 불과 4일을 앞둔 12일 오전, 제주도 주민자치위원협의회, 제주시 이장단협의회, 서귀포시 이장단협의회 등 관변단체들은 도청 기자실을 비롯, 두 행정시 기자실을 각각 찾아가 동시 다발적으로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글을 발표 했다고 한다.
이들은 이 ‘글’에서 도의회가 행정시장 직선제를 조속히 동의해 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근민 도정이 관변단체에 대한 관제동원이 아니라고 부인하더라도 이를 믿을 도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무리 우연의 일치라 하더라도 제주도 산하 각 읍-면-동 주민자치 위원회와 이장단들이 같은 날 비슷한 시간에 동일한 내용을 동시 다발적으로 발표한다는 것은 배후가 없다면 가능하지 않다.
아마 도의회 분위기를 보면서 우근민 도정이 몹시 당황한 나머지 역풍을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관제 여론몰이 때문에 본회의에서 동의하려던 의원들마저 부동의로 돌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기는 그러한 돌변이야말로 도정을 감시 감독하는 도의원들의 정도(正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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