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훈 평화사 대표
중국 제사문화가 우리나라에 끼친 영향
중국 송나라 왕정 시대를 거치면서 그 당시 중국 유교학자 주희가 성리학을 바탕으로 유교사상을 주장하며 주자가례(朱子家禮) 제사법을 만들어 왕, 관료, 신하, 서민에게까지 확대되었다. 우리나라는 고려말(13세기, 700년전)까지만 해도 정식제사법이 없었다. 1288년 충렬왕 14년, 고려말기학자 안향이 원나라에서 주자가례를 들여왔다. 그후 조선이 건국 후에 이태조가 이 제도를 백성들에게 권장한 것이 불교에서 유교문화권으로 전환되었다. 숙종때는 이재가 사례편람을 펴내 관혼상제제도를 주장. 이때부터 혼인, 장례, 소상, 대상, 절기명절로 제사를 정성껏 지내며 그 음덕으로 살아간다고 여겨왔다.
급변하는 제사문화
현 시대는 장례절차 축소와 화장문화가 가속화되면서 과거 3년상 절차도 100일에서 49일 또는 장지에서 탈상으로 끝나는 현실이다. 또한 제사 역시 증조, 조부모, 부모, 배우자까지 합제나 축소하여 지내고 있다. 이런 현실은 앞서 말한 사람의 생각으로 만든 제사법이기 때문에 축소?변경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가정에서 제사법을 축소, 변경하지 못하는 이유는 친척 또는 주위의 비방과 조상이 노하거나 불효가 된다는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다고 했다.(히브리서 9장 27) 사람은 이세상을 떠나게 되면 생존시 행위에 따라 천국과 지옥 두 곳 중 한곳에 영원히 머물게 되어있어 그 영혼은 이 세상에 올 수 없게 되었다.(눅 16:22~28) 이래서 기독교에서는 고인에 대한 혈육의 정을 생각하는 뜻에서 1주기를 추도예배로 드리고 2주기부터는 고인 생전의 유덕을 기리며 추모기념예배로 드리게 된다.
제사 문화와 효에 대한 바른 인식
유교문화는 제사상 앞에 정성을 다하여 절을 함으로 예와 효를 표한다 하지만 영혼이 올 수 없는 그 자리에는 떠도는 잡신들이 들어와 먹기 때문에 성경은 이런 `귀신들과 교제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고전 10:20,21)고 말씀하는 것이다.
불교 지장경해설 7품에도 제사는 귀신에게 하는 것이니 죽은 자에게는 털끝만큼도 유익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유교가 왕성하면서 제사문화를 인정했던 것이 유불혼합(儒佛混合)으로 기념의 본뜻을 벗어나 무속제사법으로 신격화 되어온 것이다. 이에 대한 해석은 각자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손들이 차려놓은 만찬을 먹고 갈 수만 있다면 하루 세끼씩 365일을 매일 차려 놓아야 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번 차린 제사로 효를 다했다고 하여 1년 내내 조상이 굶주리게 된다면 현실에서 고려해볼 필요를 느낀다.
오늘날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핵가족 시대를 맞아 저출산과 단산으로 수백년동안 지켜오던 유교 문화는 빠른 속도로 축소되거나 사라져가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속에
현 시대가 바라는 진정한 효는 살아계신 부모님을 공경하며 가족간에 화목하는 것이다.(신명기 5:16) 이런 효가 가정에서부터 실천될 때 이 사회와 우리 민족정신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