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주전쟁역사평화박물관’ 매입 결정 시점을 오는 17일로 정하고 이날까지 최종적인 의사를 제출해 주도록 박물관 측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국가등록 문화재인 가마오름 일제(日帝)진지동굴 ‘제주전쟁역사평화박물관’은 경영난으로 소유자 측이 매각키로 함에 따라 문화재청과 제주도가 공동으로 매입키로 하고, 그동안 매매(賣買)절차를 밟아 왔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총 사업비 49억8400만원 중 제주도 부담액을 제외한 27억3100만원을 들여 인접 토지와 박물관 일부 소장 자료들을 사들인 상태다. 그리고 제주도는 22억5300만원을 들여 박물관 건물과 부대시설, 그리고 나머지 소장품들을 사들이기로 하고 일부 예산까지 올해 예산에 반영해 놓았지만 지난 4월 박물관 측이 갑자기 감정가를 문제 삼아 매각 불가를 밝힘으로써 매수 작업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 사이 여러 차례 제주도와 박물관 측이 접촉을 벌였지만 변화의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제주도가 마지막 단안을 내린 것이 이번의 최후통첩이다. 문제는 제주도가 최후통첩대로 오는 17일까지 박물관측이 아무런 반응이 없을 경우 과감하게 매입 계획을 백지화 할 수 있느냐에 있다.
제주도는 박물관 측에 최후통첩까지 보냈지만 일단 예산이 마련된 만큼 올 연말까지 “조건 없는 매각”의사를 밝힌다면 다시 매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짬을 주고 있다. 그 기간이 너무 길다. 최후통첩을 보낸 이상 늦어도 10월 말까지는 결말을 내야 한다. 행정이 사설 박물관에 질질 끌려 다니는 모습은 보기에도 썩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