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함서 사랑 키운 당당한 해경 부부”
“경비함서 사랑 키운 당당한 해경 부부”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3.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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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제60주년 해양경찰의 날’
깨소금맛 3년차 김동욱·부지원 경사 부부
“국민 생명과 재산 지킴이 정말 영광이죠”
▲ 서귀포해양경찰서와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서 각각 근무하고 있는 부지원 경사(왼쪽)와 김동욱 경사 부부

“각자 맡은 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동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모범 부부 해양경찰관이 되고 싶습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경비안전과와 서귀포해양경찰서 정보과에서 각각 근무하는 김동욱(33) 경장과 부지원(35·여) 경사는 결혼 3년차의 아직 깨소금 냄새를 솔솔 풍기는 부부 사이다.

서로를 바라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나오는 두 사람을 ‘제60주년 해양경찰의 날(9월 10일)’을 사흘 앞둔 지난 7일 제주해양경찰청에서 만났다. 이날 정복을 갖춰 입은 부부는 영락없는 해경의 모습이었다.

김 경장과 부 경사는 해경에 입문한 뒤 서로를 알게 됐다. 2009년 서귀포해양경찰서 3000t급 소속 대형 경비함정에서 처음 만나 사랑을 키워오다 2년간의 열애 끝에 결실을 맺었다.

김 경장은 “경비함정에서 함께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을 나포하고 응급환자를 후송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랑의 감정이 싹텄다”며 “공개 연애에 대한 부담 때문에 1년간은 비밀 연애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연애를 하다 생긴 에피소드도 많았다. 김 경장과 부 경사가 만나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던 동료들은 서로의 어깨를 가볍게 치는 두 사람의 모습에 “잘 어울리니까 한 번 만나보라”고 등을 떠밀었다고 했다.

부 경사는 특히 “당시 경비함정 항해팀장님은 정말 적극적으로 둘을 연결해 주려고 노력을 했는데 나중에 사귄다는 사실을 알고는 많이 놀라셨다”며 “지금도 연락이 오면 본인이 맺어준 것이니 양복 한 벌은 사줘야 한다”고 너스레를 떤다고 한다.

부부는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 보니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어떤 날은 얼굴만 봐도 무슨 일이 있었는 지 단번에 알 수 있단다.

부 경사는 “업무 때문에 장기간 집을 비운다든지, 새벽에 비상이 걸려 출근을 할 경우 남편이 잘 이해해준다”며 “무엇보다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김 경장은 또한 “업무적으로 서로에게 모자란 부분을 채워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내가 제 수입을 자세히 알고 있다 보니 비상금을 챙길 수 없다는 게 조금 불편하다”고 농담을 했다.

부 경사는 지난해 4월 아이를 낳은 뒤 현재 육아휴직 중에 있다. 만일 자식들이 해경이 되고 싶어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부 경사는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점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자식이 원한다면 적극 지원해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들 부부는 해경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경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점에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라며 “지금은 그 과정이 힘들겠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하루 빨리 해경 가족의 일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김 경장은 해양사고 30% 줄이기 등에 기여한 공으로 해경의 날인 10일 경사로 특진하는 영예를 안는다. 김 경장의 승진 소식이 알려지자 부 경사는 그 누구보다 크게 기뻐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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