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종자확보·관계기관과 복원 협의"
지난해 태풍과 폭설 등 급격한 기후변화로 한라산 구상나무의 25~30%가 고사한 것으로 확인돼 산림청이 복원에 착수했다.
5일 산림청에 따르면 한라산 구상나무를 비롯해 주목,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등 기후변화 취약종에 대한 체계적 보전을 추진한다.
구상나무(학명 Abies Koreana)는 상록침엽교목으로 해발 500~2000m의 습기가 많은 숲에서 자라는 한국특산식물로 한라산 중턱 이상의 고지대와 무등산, 지리산, 덕유산 등지에서 자생한다.
특히 한라산의 경우 795㏊에 52군데 대단위 군락을 이루고 있는 전세계 유일의 자생나무 군락지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소나무와 조릿대 등 경쟁식물로 인해 수세가 약해져 지속적으로 군락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올해 초 한라산 구상나무를 ‘위험에 처한 적색목록’ 위기근접 등급에서 2단계 높은 멸종위기종으로 상향조정했다.
보전과 복원이 계속되고 있지만 급격한 기후 변화 등으로 한라산 구상나무 면적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2007년 산림청과 제주도가 마련한 한라산 구상나무 보전 매뉴얼에 따르면 연간 자연적으로 고사되는 구상나무는 면적의 10% 내외다.
그러나 지난해 제주를 강타한 4차례의 태풍과 잦은 폭설로 인해 전체의 25~30% 정도의 구상나무가 고사한 것으로 한라산연구소는 추정했다.
실제로 최근 해발 1600m의 영실코스 및 윗세오름 남벽분기점 등에서 고사된 구상나무들이 쉽게 발견되고 있다.
산림청은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원을 통해 미리 확보해 둔 양묘를 통해 구상나무 복원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조릿대와 소나무 등 경쟁수목에 밀려 묘목이 자라지 못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생육환경 개선사업도 병행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보다 체계적인 복원을 위해 추석 전까지 추가로 종자확보를 추진할 방침이다”며 “추석 후에는 문화재청 및 제주도와의 관계부처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