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사람에게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가 있듯이 우리가 밟고 있는 땅에는 지번이 부여된 토지(임야)대장이 있다. 토지대장은 1910년부터 시작된 토지조사사업으로 100년 전에 만들어진 공적장부로서 1975년까지 썼던 부책식 토지대장, 1976년에 이기된 카드식 토지대장, 1992년도에 전산화된 지적전산화일로 이루어진다. 가족관계등록부를 통해 사람의 일대기를 엿볼 수 있듯이 땅에는 토지대장이 있어 지번을 검색해보면 지적측량 등을 통해 조사된 토지 표시와 법원 등기부 자료에 근거한 소유자의 연혁까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2006년 시?군 통합 이후 제주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244개 지자체 중 토지 면적은 전국 17위, 필지 보유수는 전국 2위에 링크되어 그야말로 토지 업무 뿐만 아니라 부동산, 세무, 건축 인?허가 등 각종 지방행정 업무가 폭주된 상태다.
지적 분야 업무는 크게 지적측량 성과 검사와 분할, 합병, 지목변경 등의 토지이동 업무, 디지털지적 구축을 위한 지적재조사업무로서 전국 대단위 토지를 보유한만큼 업무량도 상당히 많은 편에 속한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 지난 3월 지적측량성과 검사 업무를 맡았던 실력 있는 직원이 지주막하출혈로 쓰러져 현재까지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평소 누적된 업무로 야근을 많이 하였기에 공무원연금공단에 과로성 질병의 공무상 요양 승인을 신청했지만 “단순하고 경미한 지적 업무가 스트레스를 유발시키지 않는다”며 불승인 통보를 해왔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지적인으로서 국민의 재산권을 지키고 우리나라 국토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힘들게 일해 왔던 지난 날, 그리고 앞으로 더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 수많은 나날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남들이 단순 업무라 할지라도 우리 지적업무가 100년 전 부터 존속해 온 토지대장과 지적도가 있어 국민의 소중한 재산권을 지키고, 우리 국토의 자존심을 지키는 가장 힘들고도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다는 자긍심이 뼛속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말 자랑스러운 지적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