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진이 만난 사람 6]김영민 제주폐가살리기협동조합장

다소 '모험적'일 수도 있지만, 현재 제주시 한림3리에서는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을 기획·총괄하는 주인공인 제주폐가살리기협동조합의 김영민 조합장(34)을 3일 만났다.
"2010년 제주에 6개월 정도 머물면서 제주를 두 바퀴 정도 돌아보았죠. 그때 제주에 버려진 폐가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어요. 제가 확인한 것만 하더라도 2000가옥이 넘었죠. 그러다 지난해 제주에 본격적으로 내려와 발로 뛰면서 현장 현황을 조사했어요"
그는 4개월 동안 폐가와 관련 자료를 찾고, 폐가들을 돌아보며 '제주폐가살리기프로젝트'를 구체화했다.
그는 "처음에는 저와 맘맞는 5명이 준비 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점차 자리를 잡아가자 최근 '제주폐가살리기 협동조합'으로 정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폐가를 만나면 만날수록 매력에 흠뻑 빠진다는 그다. 앞으로 폐가가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변화된다는 상상을 하면 짜릿하다고 했다.
"처음 폐가를 복원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대부분 '재미있겠다', '나도 참여하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하셨죠. 하지만 아예 집을 다 허물고 새로 짓는 게 낫지 않겠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죠"
그는 다소 '실험적' 일지도 모르지만 제주도에 있는 폐가 '743채'를 복원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또한 크라우드 펀딩과 기업 사회공헌 활동 등의 도움을 받아 한 채당 743만원을 들일 예정이다.
743만원이 넘는 수준에 도달하면, 더 이상 비용을 투입하지 않을 계획이다. 어찌됐던 '743만원'에 맞춰 도전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이 같은 목표를 세우고 지난달 15일부터 폐가 1호집 고치기에 돌입, 현재 진행 중에 있다.
그가 꾸린 조합 구성원들과 참가자들은 하루에 4시간 이상 일을 안한다. 장시간 일은 '노동'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내부 청소에서부터 조경까지 많은 분들이 일손을 보태주고 계신다. 폐가에 대한 인식을 많은 분들께 알리고자 지금도 땀 흘리며 완성해 나가고 있다"며 "폐가 2호집도 한림3리 안에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입소문이 타 많은 참가자들이 이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있다고 슬쩍 귀뜸했다.
한림3리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만나는 어르신마다 "삼춘, 잘 지내셤수광(삼춘, 잘 지내시나요)"이라며 인사를 드리고는 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한림읍을 시작으로 50채 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1호 폐가를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고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1호 폐가집 복원여부에 따라 그동안의 계획들이 수월할 수도 있지만, 반대의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대외적으로 나서기 보다는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하고, 1호를 멋지게 완성하고 나면 집주인분들이나 마을에서 러브콜이 올 것이라 예상하고 있어요. 현재 저에게 신호를 보내 주시고 계신 분들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그는 "나아가 전국에 있는 폐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조합 사무실은 현재 제주시 한림3리사무소에 마련됐다.
문의)064-796-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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