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록·무자격 활개…저가 관광상품 넘쳐
무등록·무자격 활개…저가 관광상품 넘쳐
  • 진기철 기자
  • 승인 2013.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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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중국인 관광객, 그 明과 暗>
<中>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중국 자본
'차이나 머니' 제주 부동산 잠식…지가·임대료 폭등 '후폭풍'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연말 외국인 관광객 200만명 유치목표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효과가 미미한데다 각종 문제점이 양산되고 있어 질적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른 문제는 여러 분야에서 노출되고 있다.

우선 대기업, 대규모 중국자본 유입인 경우 구체적인 규모는 파악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미 감지되고 있다. 도내 대형면세점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자본의 역외유출 규모가 커지고 있고, 중국자본이 도내 부동산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지가 및 임대료가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07년 중국인이 보유한 도내 토지는 2만1129㎡(2억4800만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222만1538㎡(1374억5400만원)로 급증한 것을 보더라도, 차이나머니가 제주 땅을 잠식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그들만의 리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상당수의 중국인 관광객이 중국자본 여행사를 통해 제주를 찾는다. 여기까지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 측면에서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저가 ‘중국자본 숙박시설 및 음식점-대형 면세점 및 중국자본 외국인 전용 기념품점’ 등으로 대부분의 관광상품이 짜여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에서 소비한 돈이 다시 중국업체 지갑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무등록 여행사와 무자격 가이드도 활개를 치면서 제주관광 이미지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

현재 도내 중국인 가이드인 경우 턱 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관광업계는 무자격 가이드 비율이 적어도 3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저가 관광상품에 따른 쇼핑 강요라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는가 하면 이로 인해 제대로 된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각종 범죄도 줄을 잇고 있다. 최근 한 중국인 관광객은 길 가던 여성을 성추행했다가 구속됐는가 하면 해수욕장(해변)에서 여성의 신체부위를 몰래 촬영하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잇따라 적발되기도 했다. 여기에 기초질서 문란행위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물론 투자유치를 통한 고용과 소득창출 등 긍정적 측면도 없지 않다. 여기에 관광수입도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에 힘입어 상당히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질적 성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는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양적성장에만 치우친 결과, 이 같은 효과는 상쇄되고 문제점이 크게 노출되고 있다. 질적성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한편 중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른 문제가 불거지며, 제주도의회 의원연구모임 ‘제주문화관광포럼’도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3일 의회 대회의실에서 ‘중국 관광객 증가, 그 명(明)과 암(暗)’을 주제로 제10차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김대호 리서치플러스조사연구소장은 우선 중국인 관광객의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도내 중소업체가 대응하기 힘든 관광 환경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기업, 대규모 중국 자본의 유입으로 자금 유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교통혼잡, 환경, 지가 상승에 비해 실질 지역경제 파급효과 미미 ▲경제적 예속 심화로 제도적 개선에 있어 불리한 입장 가중 ▲각종 범죄 증가 등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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