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의장에 또 거부당한 우근민 도정
박의장에 또 거부당한 우근민 도정
  • 제주매일
  • 승인 201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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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 지사가 제주도의회 박희수 의장과 방송 3사에 각각 ‘기초의회 없는 시장직선제 공동 여론조사’를 제안했다가 모두 거부당해 체면을 구긴바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신문 3사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의회 동의 협조를 역시 박의장에게 요구했다가  또다시 거부당해 이중 삼중으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지난 2일 우근민 지사는 박희수 도의회 의장을 전격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우근민 지사는 박희수 의장에게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 도의회가 잘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박희수 의장은 일축(一蹴) 했다. “여-야 정당들도 당론으로 차기 도정에 넘기라는 데 잘 되겠느냐, 여론조사 방식부터 잘못 됐다. 굳이 조사를 한다면 공론(公論)조사를 해야지 무슨 언론사에 맡겨 여론조사를 하느냐”며 우근민 지사의 협조 요청을 거절해 버렸다.
협조 요청을 거부당한 우근민 지사는 그 뒤 또 실수를 했다. 그는 박희수의장과의 면담에서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설명하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직접 의원들을 만나 협조를 구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는 박희수 의장으로서는 썩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인사치레로 양해를 했다하더라도 도지사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원 개개인을 찾아다니며 의장이 거부한 사안을 설득하는 것은 의장을 무시하는 처사임과 동시에 집행부 수장으로서의 금도(襟度)를 벗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박희수 의장으로서는 도대체 집행부 수장인 도지사가 의회 의장이 거부한 ‘기초의회 없는 시장직선제‘ 여론조사 의회 동의를 놓고 의원들을 설득해 의회 안에서 한판 붙자는 것이냐며 불쾌해 질수도 있는 대목이다.
우근민 지사가 당당해지려면 사거래 하듯 의원 개개인을 찾아다니며 설득할 것이 아니라 도의회 회의 때 시장직선에 대해 설명과 설득을 하고, 질문도 받으면서 ‘동의’를 구해야 한다.
만약 의회 의장의 여론조사 동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의회가 그것을 의장의 뜻과 달리 동의한다면 그 때야 말로 망신을 당하는 쪽은 우근민 지사가 아니라 박희수 의장이 될 것이다.
어쨌거나 여론조사가 끝난 다음 그에 대한 동의 여부를 놓고 우근민 지사와 박희수 의장은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의회에서 한판 승부를 벌일 수도 있어 매우 주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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