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현 "단풍나무로 만든 '위키드' 무대 냄새도 좋아"
옥주현 "단풍나무로 만든 '위키드' 무대 냄새도 좋아"
  • 제주매일
  • 승인 201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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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개막하는 한국어 초연서 주역 '엘파바'로 출연
이변은 없었다.

뮤지컬 '위키드'의 한국어 초연에 뮤지컬 배우 겸 가수 옥주현(33)이 출연한다는 소식을 접한 뮤지컬계 반응이다.

지난해 내한 투어팀의 오리지널 버전 공연이 국내 뮤지컬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작품이 한국어 버전으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그의 이름이 주역 '엘파바' 캐스팅 1순위에 끊임없이 회자됐다.

시원하게 폭발하는 목소리가 필요한 이 역할을 감당할 '재원'은 단연 옥주현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2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옥주현은 가창력 같은 테크닉 보다는 엘파바의 성격에 자신을 겹쳐 보는 데 집중했다.

극중 초록 피부를 가진 '엘파바'가 사람들의 편견에 맞서는 모습에 공감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타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어요. 이 작품은 거기서 시작하는 얘깁니다. 편견은 오해에서 시작될 수도 있고, 외모 때문에 생겨날 수도 있죠. 나쁜 설(說)이 얹히고 얹혀 곤경에 빠진 엘파바의 모습이 남 얘기 같지만은 않았어요."
'엘파바'와 옥주현의 공통분모를 먼저 알아본 건 지난 1월 출연진 오디션을 진행한 오리지널 프로덕션 제작진이었다.

당시 컨디션이 엉망이던 옥주현은 "심사진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것 같아 걱정이었다"고 했다.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았기에 고음을 쭉 뻗어 내는 건 더욱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확인하고 싶어 한 건 옥주현의 '기술'이 아니었다. 그가 '엘파바'를 표현할 만큼의 깊이가 있느냐에 더 관심을 뒀다.

"이미 외국 제작진은 저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갖고 있었어요. 저의 경력이나 성향 등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이었죠. 제가 연기를 해보이자 '당신에겐 엘파바의 기질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하더라고요."
프랭크 바움의 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프리퀄(소설·영화 등에서 다룬 스토리 이전에 일어난 일을 소재로 한 속편)인 '위키드'는 원작의 선악 구도를 허물어 오즈의 마법사를 독재자로, 엘파바를 대의를 중시하는 독립적인 여성으로 선보이며 기존 캐릭터에 흥미로운 비틀기를 시도해 주목됐다.

그렇기에 제작진도 외국어로는 7번째로 번역해 올리는 작품의 '캐릭터 캐스팅'에 공을 들인 거다.

옥주현은 함께하는 배우들과의 호흡도 기대된다고 했다.

뮤지컬 '아이다'에 출연하며 우정을 쌓은 뮤지컬 배우 정선아(글린다 역), '핑클' 시절 출연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멋진 'DJ 오빠'였던 가수 이지훈(피에로 역) 등이 작품에 함께 출연한다.

"선아씨와는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교감이 있어요. 이 친구가 미국에 계신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데, 글쎄 밥보다 떡볶이를 더 좋아하더라고요. 건강을 해치지는 않을까 신경이 쓰였죠. (선아씨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배우들이 아프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연이란 건 모두 좋은 컨디션으로 함께 해나가야 하는 긴 여정이니까."
주변 배우를 살뜰히 챙기기로 유명한 옥주현은 대단한 '연습벌레'이기도 하다. '단짝' 정선아가 "집에서까지 밤을 새우며 연습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며 "정말 상대배우로서 봐도 이건 심하다"라고 평가할 정도.

옥주현은 "책임감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주인공 역이기에 그렇기도 하고, (핑클로 데뷔하며) 일찍 가장이 됐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아요."
1998년 가수로 데뷔할 때부터 귀를 번쩍 뜨이게 하는 가창력으로 주목된 옥주현은 1일 결혼한 '핑클'의 맏언니 이효리에 대한 축복도 빠뜨리지 않았다.

"효리언니가 '어른'이라서 결혼을 했어요. '어른' 효리언니, 정말 축하해요!"
핑클의 다른 멤버들이 제 길을 가듯 옥주현은 뮤지컬이라는 자신의 영역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다.

늘 그런 것처럼 이번 작품에서도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단풍나무로 만든 무대 냄새까지 좋았을 정도로 '위키드'에 흠뻑 빠졌다고 했다.

"사람들은 일단 보이는 대로 판단하지만, 진심을 서로 교감한다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이번 공연에서도 그렇게 관객과 마음이 통하기를 바랍니다."
▲뮤지컬 '위키드' = 샤롯데씨어터에서 11월22일 개막. ☎1577-336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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