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전 제주도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현직 도지사 3명이 공동으로 도지사 선거에 불출마 선언을 하자고 제언했다.

이에 따라 제주지역 정치권에서 ‘제주판 3김 시대’가 청산되고 ‘세대 교체’가 이뤄질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김 전 지사는 현직인 우근민 제주도지사 등이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도민의 힘을 결집하겠다고 밝혀 추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전 지사는 지난 30일 오후 제주시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에서 열린 자전회고록 ‘특별자치도허난 무신거라’ 출판기념회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이번 기회에 저를 비롯한 전·현직 3명의 도지사의 세대교체와 사회통합, 그리고 특별자치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다음 지방선거에 공동으로 도지사 불출마를 선언할 것을 제안한다”고 피력했다.

또 김 전 지사는 “1995년 광역자치단체장인 제주도지사 선거가 시작된 이후 우리 제주도에서 저를 포함한 3명이 20여 년간 도지사직을 수행해 왔다”며 “특히 세 사람의 재임기간동안 제주지역 사회 전 분야에서 편 가르기의 병폐가 심해져 제주도의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전 지사는 “제주도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다함께 공동기자회견을 갖자”며 “이번 제안이 받아들여지기를 간곡히 바라며, 그렇지 못했을 경우 저 또한 제주사회의 통합과 특별자치도의 완성을 지지하는 모든 도민들과 힘을 모으는 일에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김 전 지사는 최근 행정시장 직선제를 주 내용으로 하는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 “행정시장 직선제로 불란을 일으키는 것보다는 런닝메이트 제도를 하되 임기 4년을 의무조항으로 한다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보였다.

또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 7년이 지난 지금, 그 성과에 대해 “특별자치도를 출범시킨 본인으로서 만족스럽지 않다”며 “2006년에 특별자치도라는 옥동자를 낳았는데 최근에는 찬반 신세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별자치도에 대한 기본 정신이 훼손되면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특별자치도법을 고치면 된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이군보·신구범·김문탁 전 도지사, 양우철·양대성·김용하 전 도의회 의장, 박희수 도의회 의장, 김우남 국회의원, 부만근·고충석 전 제주대 총장, 양선언 제주도교육감, 방문추 도의회 부의장을 비롯해 하민철 환경도시위원장, 신관홍·김승하·손유원·신영근·현정화·소원옥 의원과 윤두호·이석문·강경찬 교육의원, 김경택·양조훈·김부일 전 제주도부지사, 고민수·강택상·김방훈 전 제주시장, 오광협·김형수·박영부·강상주 전 서귀포시장, 박승봉 전 제주시 부시장, 서운봉 전 서귀포시 부시장, 고창근 전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등 전·현직 기관 단체장 등이 대거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