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퇴임식에는 허향진 제주대 총장, 양영철 퇴임식준비위원장, 김우남 국회의원, 김태석 도의원, 고창근 전 도교육청 교육국장, 김익수 전 제주관광대 부총장, 제주대 학생 등이 참석했다.
이날 퇴임식은 고 전 총장 저서를 발간에 따른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내년 지방선거에 따른 확대, 해석을 우려해 학내행사로 축소해 진행됐다.
고 전 총장 퇴임식준비위원회 양영철 위원장은 “고 전 총장의 명예퇴직을 정치적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 본인의 요청을 받고 행사를 축소키로 했다”면서 “학교에 대한 기여나 업적을 생각하면 가장 화려한 퇴임식을 해야 함에도 불구, 역대 퇴임 교수 중 가장 소박한 퇴임식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퇴임식에 고 전 총장은 “정년은 리타이어(retire), 타이어를 새로 갈라는 것 아니냐”며 “어떤 타이어로 갈아 끼우고 인생의 전장으로 나아갈지, 아니면 적당히 고쳐서 살 것인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전 총장은 19세기 조선의 시인 황오의 시 ‘유소사(有所思)’를 읊는 것으로 자신의 현재 심경을 대신했다.
고 전 총장은 “허둥지둥 달려온 마흔여섯 세월/거친 꿈은 아직 식지 않았는데/가을빛은 천리 멀리 밀려오고/석양은 하늘에서 내리 비치네/강호의 곳곳에는 아우들이 있고/비바람 속 벗들은 곁을 떠나네/남산의 달빛 아래 홀로 섰나니/고목 가지엔 거미가 줄을 치누나”
이어 고 전 총장은 “꿈을 버리지 못한 시인의 애잔함을 드러낸 것 같다”면서 “제주대에서 30여년을 근무했다. 제주대와 공식적인 고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좀 먹먹하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