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대행’···차례상 ‘간소화’
도내 가정 추석 풍속 변화
벌초 ‘대행’···차례상 ‘간소화’
도내 가정 추석 풍속 변화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3.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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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모(42)씨는 추석을 앞두고 일찌감치 농협의 벌초 대행 서비스를 예약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보니 시간 내기가 빠듯한 데다 친지들과 벌초 날짜를 맞추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씨는 “추석이 다가올 때마다 농협 벌초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특히 벌초 후에는 사진으로도 확인할 수 있어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대신해 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가 하면 차례상을 간소화 하거나 아예 준비하지 않으려는 가정도 있는 등 명절 풍속이 변하고 있다. 핵가족화와 함께 명절 연휴에 여가를 즐기려는 가정이 늘어나면서다.

29일 제주농협 지역본부에 따르면 2008년 지역농협을 중심으로 9개 농협이 처음 시작한 벌초 대행 서비스 이용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09년 743건이던 벌초 대행 건수는 2010년 892건, 2011년 940건, 지난해 1003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제주시·조천·한림·고산·구좌·애월·하귀·대정·안덕·중문·서귀포·효돈·표선·성산 등 14개 지역농협이 벌초 대행 서비스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벌초 대행 서비스는 한 기당 4~10만원 정도로, 수익금은 기금으로 적립해 불우이웃돕기, 마을발전기금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농협의 벌초 대행 서비스가 호응을 얻는 것은 청년부 조직을 통해 지역 출향 인사들의 조상 묘를 정성을 다해 관리하다 보니 신뢰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비용이 저렴한 것도 대행 서비스 인기에 한 몫하고 있다.

제주농협 지역본부 관계자는 “비용이 저렴하고 서비스의 만족도도 높다 보니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올해 이용자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차례상은 더욱 간소화되는 추세다. 장바구니 물가 부담도 있지만 맞벌이 부부 증가 등의 이유로 가족이 한데 모이기가 여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추석 연휴기간을 이용해 여행을 떠나려는 가정도 늘고 있다.

주부 고모(37·여)씨는 “친지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어렵다 보니 지난해부터 차례상을 간소화하고 있다”며 “때문에 이번 추석 연휴기간에는 온 가족이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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