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호(성다미안회원)
천주교 제주 성다미안회는 한센병 환우들을 돌보다가 돌아가신 다미안 신부님의 사랑과 봉사 정신을 본받고 따르고자 당시 신자 12명이 모여 1980년 6월 창립되어 현재 정회원 등 15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성다미안회는 제주 한센병 환우가정을 월1회 이상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노력봉사, 주거환경개선 및 물질적 지원을 하고 있으며, 년1회 국립소록도병원의 환우들을 위해 봉사활동하고 있다.
2013년 나눔 봉사활동 내용은 팀별로 분류해서 이?미용, 시계수리, 도배, 조경예초작업, 환우가정 환경정비, 병원 간병도우미 및 말벗, 간식제공(팥빙수, 뻥 튀기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였다. 성인, 학생 등 150여명이 참석하여 더운 날씨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였다.
필자도 시계 수리팀에 소속되어 시계수리를 하고 환우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활동을 하였다. 금년이 7번째 방문이지만 외로움을 느끼는 환우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은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
84세의 노부부가 살고 있는 가정을 방문하였다. 할머니는 10살 때 이북에서 내려와 병을 얻게 되자 소록도로 오게 되었다. 올해 74년째 살고 계신다고 말씀하셨다. 어르신 손과 발은 오래전부터 절단되었고, 앞도 보이지 않는다. 할아버지 또한 눈이 보이지 않는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신앙심으로 장애를 이겨내셨다. 오히려 당신들보다 더 어려운 환자들을 걱정하고 소록도를 위해 기도하며 살아가시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
우리 미용봉사팀은 소록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봉사다. 28년째 머리 커트와 염색을 해 드리고 있는데 늘 고마워하신다. 다른 봉사도 많지만 우리봉사회 미용팀이 간다면 2~3개월 전부터 기다린다는 말씀을 듣고 눈물이 핑 돌았다.
한 대학생은 새벽 5시부터 병원 방문 환우들을 위해 세면 및 보조 활동을 하였다. 그리고 20여 년 봉사 활동을 한 아주머님은 금년 활동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면서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에 많은 공감을 하였다. 찜통더위속이지만 전국에서 신앙인, 학생, 자원봉사자, 단체회원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희망이었다.
이번 활동은 환우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되었고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아직까지 우리 주위에는 어려운 이웃들과 한센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 작은 관심이 이들에겐 큰 행복이다. 앞으로 자원봉사 바이러스에 걸린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있어 아름다운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