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본다. 파도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 물감 골고루 퍼져나간다. 바다 꽃이 핀다. 이름을 남겨주고 싶다. 바다를 제목으로 써 준다. 바다와 인연 깊겠다.
바다는 한 폭의 그림이 되었다. 물고기들이 있다. 낚시꾼도 있다. 낚시꾼은 낚싯밥에 속아 올라올 물고기에만 잔뜩 눈독을 들인다. 생명존중 사상에 결함이 있다. 엄하게 욕먹을 법도 하다. 하지만 범부의 소행이라 하면 할 말이 없다.
작은 물고기는 바다로 도로 돌려준다. 그나마 다행이다. 물고기는 살았다고 힘차게 달려 나간다. 무슨 생각을 하며 갈까. 낚싯밥을 보았을 때 신중하지 못하였다. 덥석 먹었을 때는 아차, 잡혀가는구나 하며 넋을 잃었다. 정신이 좀 났을 때는 눈앞이 캄캄하였다. 그러나 살려준 것은 너무나도 꿈만 같고 기쁘고 고맙다. 낚시꾼은 착한 분이다. 본받을 만 한 분이다. 남의 삶에 위협적인 존재는 되지 말자. 이런 생각을 하여주는 것 같아 마음 놓였다.
방생한다는 것은 달리 또 감동하는 인연도 주었다. 감동은 거짓 없이 곧았다. 마음 움직였다. 쉬운 일이 아닌데. 눈도 가슴도 시원하였다. 감동은 단단한 뿌리와 몸통으로 결집되어 있는 푸른 나무와 같았다. 잘 먹고 운동하며 머리를 쓰고 있다. 건강한 심장이 뛰는 감동을 만들고 있다.
인내의 한계 때문에 남의 힘을 얻어 폭염극복의 부족함을 채우려는데 도움을 주면서 만족감을 주는 바다.
바다를 또 생각한다. 바다에 뛰어들어 함께하였었다. 더위에 시달렸던 심신 찬물이 되었었다. 바릇잡이 행사장에 가서 보말 같은 것을 잡으려고 물가를 돌아다녔었다. 운동화를 신은 발이 돌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었다. 팔꿈치도 다쳤었다. 생각만 하여도 아찔하고 마음이 언다. 바다의 추억으로는 오래 남을 만하다.
바다는 우리에게 많은 힘을 보태준다. 무겁고 힘들었던 마음을 가볍게 하여주기도 한다.
바다에 서면, 바다를 생각하면 여러 가지 모습들이 떠오른다. 해운 항만 운영을 통해 육지를 왕래하며 세계로 뻗어나가는 모습. 수산물의 생산 가공과 유통에 크게 기여하는 어항들과 수산시설들. 수산 관련 기관과 단체들. 관련업에 종사하는 분들. 안전한 바다를 위해 애쓰시는 분들. 청정한 제주바다를 잘 지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며 「제주바다환경대상」을 제정하여 최근 제14회 시상식을 마친 제주매일의 대단한 업적. 어업인 권익보호 ,바다환경정화, 뛰어난 어촌계조직력으로 어민소득증대에 기여, 금어기지정 소득증대, 양식신기술개발을 통한 소득향상에 기여한 수상자들(대상:북촌어촌계, 최우수상:성산어촌계.큰물수산, 금상:판포어촌계.위미1리어촌계.갯마을수산, 은상:동복어촌계.부양수산, 동상:동일어촌계.대포동어촌계.어양수산). 모든 사회기관단체 여러분들의 노고에 경의도 표한다. 그리고 수상을 축하한다.
파도가 출렁이는 탑동 앞바다에만 서 있어도 가슴 확 트이고 시원하다. 바다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나오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 같다. 사람은 곧고 올바른 대나무와 같다. 서로 적정 거리 유지한다.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 서정미 넘치게 한다. 만경창파를 보며 삶의 활력과 희망을 얻으며 청렴한 인품도 다진다. 바다는 땅 위의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김광수(시인 . 前 초등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