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돈 쓴 ‘콩 자갈 길’, 그러니 빚만 쌓이지
헛돈 쓴 ‘콩 자갈 길’, 그러니 빚만 쌓이지
  • 제주매일
  • 승인 201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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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연동의 ‘이야기가 있는 야간 테마거리’ 콩 자갈 포장길이 사업 완공 2개월여 만에  들뜸 현상이 일어나 예산만 낭비했다는 나무람을 받고 있다.
제주도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총 20억 원을 들여 제주시 연동 옛 문화칼라 4거리에서 그랜드호텔 4거리에 이르는 450m 구간을 ‘이야기가 있는 테마거리’로 조성했다. 이 ‘테마거리’에는 ‘여신(女神) 조형물’ ‘제주 속담 조형물’ 등을 설치,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러나 ‘테마거리’ 450m 구간의 인도 포장에 도입한 ‘콩 자갈 공법’이 부실 공사로 드러나면서 그동안 보수비만 수천만 원이 들어간 데다, 앞으로 2억2000여만 원 가량의 재포장비가 추가로 들어가게 되었다. 시공업체의 하자보증기간도 이미 끝난 터라 제주도는 헛돈만 날리게 되었다.
제주도 당국은 재시공의 경우 콩 자갈 포장을 전부 걷어내 미끄럼 방지 도막형 바닥재로 재포장한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왜 일어났는가. 일차적으로는 공사를 부실하게 한 업체에 책임이 있지만, 제주에는 시공업체도 없고 시공한 바도 없는 콩 자갈 포장을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발주 청에도 그 책임이 없지 않다.
사실 우리가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2억 수천만 원의 헛돈을 날리게 된 하자 있는 콩 자갈 포장 문제 한 가지에 국한 된 것이 아니다. 잘못된 판단과 기획, 선심과 인기 영합의 비  합리적 행정 행위들로 인한 엄청난 제주도 예산의 낭비를 경고하고 싶은 것뿐이다.
멀리는 세계 섬 문화 축제, 호접란 대미(對美) 수출, 가깝게는 제주시 지상경전차, 제주맥주, 현재 진행 중인 기초의회 없는 행정시장 직선제 추진까지, 이 사업들을 위해 들어간 용역비 만도 얼마며 투자비 또한 얼마인가.
어디 이 사업들 뿐인가. 용역비만 축낸 채 착수도 못한 사업, 중도 포기한 사업 등 도민 혈세만 까먹은 크고 작은 사업들이 헤아리기조차 버거울 정도다. 그러니 제주도 채무가 쌓이고 쌓여 지금에 이른 것 아닌가. 도민 혈세 펑펑 쓰는 버릇 앞으로는 고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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