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초고속과 빠름의 시대다. 하지만 요즈음 들어 점점 느리게 호흡하는 자연친화적인 웰빙이 급부상하고 있다.
팽창하고 있는 문화사업.
제주에서는 관광, 지역사, 지역축제를 연계하는 문화사업이 점차적으로 육성되고 있다.
이전에는 목적에만 이끌려 문화 사업이 부풀려지고 있었다면 요즈음은 젊은 작가들의 오늘을 볼 수 있는 기획전이 열리는 곳도 많아졌다. 또한 대안공간의 활성화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풍부해졌다.
작품 속에는 많은 작가의 시선이 있고, 각기 살아온 삶 만큼이나 다양한 각자의 기억과 그것을 표현하는 각자의 방법들로 캔버스는 색색이 채워진다.
영혼을 담고, 기쁘게 혹은 슬프게 때로는 아름다움으로 다가선다.
가끔은 자연 속 풍경을 그리지만 재창조된 풍경이 되기도 하고 또 다른 시선으로의 추상이 되기도 한다.
갤러리에 내걸려진 작품의 이야기를 작가의 이야기로 하나하나 듣고 있노라면 작품이 남다르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일상에서 재미있게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특정계층, 돈 많은 사람들만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닌 누구나 즐기며 이야기 할 수 있는 손에 닿는 예술을 꿈꾼다.
아주 기분 좋은 날, 콧노래를 흥얼대며 길을 걷는다.
행복함이 몸 밖으로 뛰쳐나와 나도 모르게 노래로 흥얼거린다.
일상의 적막함 속에서 활력과 기운을 얻게 해주는 것은 역시 자기 표현적인 예술이 아닐까?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산다는 것은 비타민과도 같고 재충전 되는 활력이다.
갤러리에서 일을 하다 보니 각인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표현하고, 억눌린 자아에 날개를 달아주는 뭔가를 찾아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주변에도 보면 40~50대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작가들이 요즘 속속 나와 미술시장에 새로운 변화와 신선함을 배가시키고 있다. 그들의 작품에선 못 다했던 열정이 뿜어져 나와 감동을 준다.
작년 어느 날. 화려하게 차려 입은 범상치 않은 모습에 그녀가 갤러리에 들어왔다.
늦게 시작했지만 이제라도 그림을 그리게 되서 너무 행복하다는 그녀에게 내년 첫개인전 전시를 권했다.
전직 디자이너였던 그녀에게 다시 찾은 작가의길.
붓을 들고 색을 캔버스에 입히며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런 모습에서 충만한 행복이 전해졌고 함께하는 이들도 같이 행복해지는 전파가 뿜어져 나왔다. 그녀와 새로이 뭔가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의 열정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좋은 그림은 잘 그린 그림이 아닌듯하다.
기교 좋은 그림보담은 작가의 인생을 담고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찡하고 가슴 벅차는 것 같다.
예술을 즐기는 것은 별게 아니다.
며칠 전 갤러리에 배달일로 왔던 아줌마의 눈빛이 행복함으로 반짝거렸다. 잠깐이라도 보고싶어서 가는 발길이 멈춰졌다고 했다.
핀잔을 주는 남편의 손에 잡혀 갤러리를 나갔지만, 그 잔상엔 순간 느낀 행복의 마음이 읽어졌다.
난 그럴 때마다 인간적인 모습에 참 행복하고 감동스럽다.
현대인들은 항상 바쁘다는 핑계로 일상에 묻혀 진정한 행복을 잊고 사는 것 같다.
한번 가던 길을 멈추고 긴 호흡으로 하늘을 보자!
예술은 힘들고 지친 일상에서 쉬어 갈 수 있는 ‘쉼표’가 돼줄 것이다.
송정은(연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