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가르쳐 준 ‘지하수 교훈’
가뭄이 가르쳐 준 ‘지하수 교훈’
  • 제주매일
  • 승인 201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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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물 부족에 속수무책이다. 여름 가뭄 50여일에 당장 사람이 마실 물이 부족하다. 어승생 제1~2수원지가 한계에 다다랐고, 강정과 남원 정수장도 시시각각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 앞으로는 음용수 부족으로 사람의 목까지도 타들어가게 되었다고 걱정해야 할 판이다.
사실이 그렇다. 물 부족 때문에 제주시 동-서부 중산간 마을들은 제한 급수에 시달리고 있고, 서귀포시 5개동 일부지역은 예고 없는 단수사태로 시민들이 한때 나마 애를 먹었다.
가뭄으로 인한 눈앞의 물 부족도 문제지만 지하수 고갈은 더 큰 문제다. 올 여름가뭄으로 지하수위 하강 수준이 심각하다. 도내 일부 지역은 현재 수위가 평년에 비해 6.7m나 크게 내려갔다. 가뭄이 더 계속되면 사상 최대의 지하수위 하강 기록이 나올 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물 때 제주도의 총체적 물 부족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책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게 고민이다. 강물도 없고 예전에 있던 샘물마저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편하게 지하수 하강은 가뭄 탓이라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처럼 전도 곳곳에서 용천수로 솟아날 정도로 지하수가 충만해 있다면 같은 가뭄에도 올해처럼 큰 폭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평소에 제주 땅이 지하수에 배고파 있던 차에 가뭄을 만나서 더욱 배가 고픈 것이다. 결코 오늘의 지하수 하강 현상을 전적으로 가뭄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기후 변화가 심해지면 올해 몇 배의 더 큰 가뭄도 만날 수가 있다. 그 때도 가뭄 탓만 할 것인가. 제주의 물 해결은 지하수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평소에 지하수가 지상으로 자연 범람 할 수 있도록 아껴 쓰다가 설사 반년 가뭄이라 해도 걱정 없이 지하수를 퍼 올려 연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올 여름 가뭄이 가르쳐 준 ‘지하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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