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지사의 得과 失
우근민 지사의 得과 失
  • 제주매일
  • 승인 201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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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방기성 행정부지사는 “만약 도의회가 시장 직선제를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해 주목 되고 있다.
13일 제주도 의회가 집행부로부터 ‘행정체제 개편 추진 상황’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다. 이 자리에서 방기성 행정부지사는 도민의견 수렴방법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가장 손쉬운 방법은 도민의 뜻을 대변하는 도의회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그와 같이 말한 것이다.
행정부지사의 이렇듯 단호한 발언은 그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우근민 지사의 심중(心中)을 전달한 것일 터이다.
이로써 2010년 지방선거 공약 이후 줄곧 도민사회를 달구어 온 ‘기초의회 없는 시장 직선제’ 시비는 사실상 제도 시행의 폐기 내지 포기 수순을 밟으면서 일단락 될 것 같다.
그러나 우근민 지사는 이 시점에서 자신의 득실(得失)을 저울질 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근민 지사 자신의 득실은 곧 도정(道政)의 득실이요, 도정의 득실은 다시 도민들의 득실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차라리 우근민 지사는 ‘기초의회 없는 시장 직선제’를 버리는 것이 도민을 위해 옳은 길이라면 비록 자신의 선거공약이라 해도 과감하게 포기를 선언 하는 것이 공인인 도지사로서 당당하고 솔직한 자세일 것이며 득이 될 것이다.
도의회에 찬-반을 물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는 계략은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책임을 의회에 떠넘기려는 꼼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그에 따른 실(失)역시 클 것이다. 그렇잖아도 도의회에서는 시장 직선과 관련한 집행부와의 협의체 운영 자체를 불쾌해하고 있다.
어디 도의회뿐이겠는가. 일반 도민들까지 도의회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잔꾀로 받아들일 것이다. 우근민 지사 자신과 제주도정과 도민을 위해서 시장 직선제는 ‘맺은 자(結者)’가 스스로 포기선언을 하는 게 현재로서 가장 득(得)이 많다. 아마 그것이 새해 지방선거에서 우근민씨에게는 득표요인이 될지언정 감표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우근민 지사가 고집을 꺾지 않고 도의회에 찬-반을 택해 달라면 즉각 반대를 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에는 우근민지사와 함께 의회가 엄청나게  욕을 먹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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