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진 곳도 환하게 만들었으면..."
"그늘 진 곳도 환하게 만들었으면..."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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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권봉 정치부 기자
지난달 29일 제주도는 한 달 동안 전기자동차 민간보급사업 신청을 받은 결과 총 160대 지원에 472건 487대가 접수돼 도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민간보급 사업을 확대해 내년 공급량을 500대까지 늘릴 방침이다. 환경부도 국내 첫 사례인 제주의 민간보급 사업이 큰 호응을 얻음에 따라 연말까지 100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다음 날, 기자는 전기차 보급 사업이 ‘집 없는 영세민’에게 상대적 소외감을 주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그 배경을 취재했다.

이 사업은 전기차를 사는 도민에게 대당 국비 1500만원과 지방비 800만원 등 모두 2300만원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게다가 전기차 전용 충전기인 완속충전기 설치비 800만원을 전액 국비로 추가 지원한다.
여기에다 취득세, 등이 면제돼 최고 420만원의 세제혜택까지 있다.
제주도는 전기차 충전기 설치에 따른 주차공간 및 전기시설 설치 가능 여부 등 현장 확인을 하고 보급 대상자를 최종 결정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전기차를 신청하고 싶어도 본인 소유의 주차장이 없으면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
집이 없는 사람이 주차장을 갖고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회사원이 아니고서야 노점상, 막노동 등을 하는 서민들이 주차장을 임대해서 전기차를 지원하기란 쉬운 게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사업이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지원 대상이 결정되게 생겼다.

더욱이 취재 과정에서 한 공무원은 ‘국가적인 시책, 방침으로 진행하는 것에는 그늘이 일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쳐 영 씁쓸하다. 생각할수록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공무원. 사전적 정의로 국가 또는 지방 공공 단체의 사무를 맡아보는 사람이다. 지역 주민의 일을 맡아서 하는 사람으로서 자기의 책임을 다해 그늘 진 곳에도 햇빛을 비춰 환하게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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